골든글로브 위기, 할리우드 보이콧 운동 이어져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입력 2021. 5. 11. 19:46 수정 2021. 5. 1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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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영화 ‘미나리’ 홍보자료. 북미 지역 배급사 A24 제공.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국의 양대 영화상으로 손꼽혀온 골든글로브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골든글로브 차별성과 배타성, 부패 의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골든글로브 보이콧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영화 전문매체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 개 홍보대행사들이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는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87명 회원으로만 구성된 HFPA는 그동안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재정 관리를 불투명하게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개혁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HFPA와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아마존 스튜디오의 제니퍼 살케 대표도 “진정한 해결책”을 요구하며 HFPA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 위도우’의 주인공 스칼릿 조핸슨은 성명을 내고 과거 HFPA 회원들로부터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았고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며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촉구했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 역할로 잘 알려진 마크 러팔로는 “HFPA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며 “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할리우드 스차 톰 크루즈도 영화 ‘제리 맥과이어’, ‘7월 4일생’에 출연해 받은 남우주연상 트로피들과 ‘매그놀리아’로 수상한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HFPA에 반납했다.

골든글로브 보이콧이 확산하면서 HFPA가 더 과감한 개혁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내년 시상식 개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골든글로브는 지난 2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미나리’를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 후 작품상과 배우상 후보 지명을 배제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3월에는 HFPA 회원 중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 비판을 맞았다.

이에 HFPA는 지난주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1년 이내에 회원을 20명 추가하고 향후 2년 이내에 회원 수를 50% 더 늘리겠다는 내용이었으나 할리우드 영화계는 HFPA가 개혁 요구에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HFPA의 폐쇄적인 운영을 좌지우지해온 실세 법률고문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유임시켜 핵심이 빠진 개혁안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할리우드 100여개 홍보대행사들은 성명을 내고 HFPA의 개혁 노력이 부족하다며 소속 스타들 골든글로브 보이콧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영화 전문매체 스크린랜트는 “할리우드가 HFPA를 완전히 거부한다면 골든글로브의 종말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고, LAT는 “내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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