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 한국 골프공 됐다..토종 사모펀드가 인수

강두순,진영태,강우석 2021. 5.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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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이드PE 2조원에 인수
휠라 소유 타이틀리스트 이어
글로벌 골프업체 2곳 한국行

◆ 레이더 M ◆

토종 사모투자펀드(PEF)인 센트로이드 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 3대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성공했다. 한국은 휠라가 소유한 아쿠쉬네트(브랜드 타이틀리스트)에 이어 테일러메이드까지 품게 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골프용품 업계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국내 골프·의류 관련 기업이 센트로이드 PE와 손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 PE는 최근 테일러메이드의 최대주주인 미국 KPS캐피털파트너스와 약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테일러메이드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센트로이드 PE는 테일러메이드 미국 본사와 한국 지사 등 글로벌 지사 모두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계약 후 최종 잔금 납입 등 주식 양수도 작업은 7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센트로이드 PE는 인수적격후보에 오른 미국, 유럽, 중국 회사와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작업의 주관 업무는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분에 투자하려는 국내 기업이 줄을 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두순 기자 / 진영태 기자 / 강우석 기자]

누가 테일러메이드 손잡나…카카오·SSG·넥센 '물망'

지분 100% 인수한 센트로이드
일부 지분 팔아 전략제휴 전망
패션·유통·소재社 시너지 기대

코로나로 야외 골프 중흥기
세계 골프시장 年 2.5% 확대
국내 사모펀드가 테일러메이드 지분 100%를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지분 투자를 통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골프패션 업체를 비롯해 골프채·골프공 등과 연결되는 소재 기업과 함께 유통 대기업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는 테일러메이드 인수 완료 이후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10년 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휠라코리아가 손잡고 인수했던 아쿠시네트(타이틀리스트)의 투자 성공 사례를 센트로이드PE가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휠라코리아는 각각 6억2500만달러와 1억달러를 투자하고 KDB산업은행에서 인수금융 5억달러를 끌어와 아쿠시네트를 12억2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휠라코리아는 아쿠시네트 인수 초기 지분이 12.5%에 불과했지만 미래에셋그룹 지원을 받아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후 미래에셋 등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차례로 넘겨받아 2016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지분 52%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은 상장(IPO) 이후 자금 회수를 통해 5년 만에 2배 이상 수익을 거뒀으며, 휠라코리아는 아쿠시네트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며 시가총액 4조원대 기업으로 만들었다. 현재 휠라코리아 지분 평가차익만 1조원이 넘는다.

센트로이드PE가 비상장인 테일러메이드 지분 100%를 인수한 만큼 향후 휠라코리아와 같은 SI를 초대하면서 수년 뒤 지분 매각이나 아쿠시네트와 같이 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회수에 나설 수 있는 셈이다.

테일러메이드 성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억1300만달러(약 1265억원)를 올린 테일러메이드는 올해 약 1억5000만달러 이익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센트로이드PE 인수가격 17억달러를 기준으로 멀티플은 11배 수준이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아쿠시네트와 캘러웨이의 에비타멀티플이 15배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테일러메이드는 저평가 기회가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회로 소규모 야외 운동이 각광받으면서 골프산업 자체가 중흥기를 맞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미국 골프산업 분석기관인 골프데이터테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골프용품의 소매 판매액은 28억1000만달러로 2019년 대비 10.1% 증가했다. 그랜드뷰어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골프클럽 시장은 지난해 37억달러에서 2027년 44억5000만달러 규모로 해마다 2.5%씩 확대될 전망이다.

전체 골프용품 시장 규모는 2017년 109억달러에서 지난해 118억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메이드는 성장세 속에 유명 골프선수인 타이거 우즈, 더스틴 존슨, 로리 매킬로이 등의 스폰서로 실적 순항도 예고된다. 특히 테일러메이드는 골프채 부문이 매출의 대부분으로, 골프공과 패션 부문에서 성장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국내 SI 후보로는 유통 대기업인 SSG, 롯데를 비롯해 소재 분야에서 넥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과 함께 패션 브랜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굴지의 패션회사인 한세, 영원무역, F&F 등은 테일러메이드 투자를 통해 골프의류 사업에 본격 진출할 수 있다. 골프의류 제이린드버그를 수입 판매하는 신세계도 패션과 골프용품 유통 부문을 연계할 수 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고급 골프 시장에서 단순 유통이 아닌 브랜드를 확보한 플레이어로 거듭날 수 있다.

직접 골프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카카오나 넥센도 후보 가운데 하나다. 카카오는 카카오VX를 통해 스크린골프와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넥센은 '세인트나인'이라는 골프공·골프용품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테일러메이드 브랜드로 사업 자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강두순 기자 / 진영태 기자 /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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