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볼 타격' 불문율 논란의 훈훈한 마무리, 수베로-이동욱 "앞으로 더 많이 의논합시다" [스경X현장]

대전|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5.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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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한화 수베로 감독(왼쪽)과 NC 이동욱 감독이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시즌 4차전 경기에 앞서 수베로 감독실에서 만나 서로 선물을 주고 받은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49)이 올시즌 초 겪었던 시행착오 중 ‘3볼 타격 논란’이 있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후 볼카운트 3-0에서 스윙을 하는 행위가 적절한지에 대한 내용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 지도자인 수베로 감독은 지난달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원정경기 중 4-14로 지던 8회말 2사 외야수 정진호를 투수로 올렸다. 정진호는 나성범을 상대로 볼을 내리 세 개 던졌고 나성범은 다음 한 가운데 오는 공을 스윙했다. 공은 파울이 됐지만 수베로 감독은 크게 격분했다. NC 이동욱 감독도 이에 반응하면서 상황은 커졌다. 결국 이는 ‘3볼 타격’에 대해 미국의 불문율과 한국의 불문율이 같은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남기기도 했다.

그 해프닝의 당사자들이 11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한화의 홈 대전에서다. 하지만 분위기는 한 달 전에 비해 천지차이였다. 수베로 감독이 대전 원정을 최초로 오는 상대팀 감독을 언제나처럼 감독실로 초대했고 이동욱 감독이 감독실을 찾았다.

두 사람은 지난달 경기 이야기부터 꺼냈다. 수베로 감독이 먼저 “창원에서 있었던 일은 한국의 불문율을 잘 모르고 잘못 이해해 발생했다”면서 “이번에 만나면 사과를 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동욱 감독은 “야구는 같은데 문화의 차이가 있다. 다 지난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수베로 감독이 다른 감독에게 선물했던 인삼세트를 다시 내밀었고 이동욱 감독은 매실주를 준비했다. 이동욱 감독은 “(수베로 감독님이) 술을 안 드시는 것을 알고 있지만, 20년 숙성시킨 매실로 담근 술을 준비했다. 나중에 좋은 일이 있을 때 드시라는 뜻”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달 17일 창원에서의 신경전이 훈훈한 모습으로 일단락되는 순간이었다.

이동욱 감독은 수베로 감독을 만난 이후 취재진에 “이미 지나간 일이고 수베로 감독님도 모르셨을 거라 생각했다”며 “내가 만일 미국에 가서 비슷한 상황이 됐다면 문화에 대해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서로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서로 모르는 문제가 있거나 하면 의논을 하자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논의가 계속 되면 리그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전|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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