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걷기주의자, 경기 파주~강원 고성..내달 '통일걷기' 시작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자타 공인 '걷기주의자'다. 걸으면서 건강도 관리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화하는 걸 가장 큰 즐거움으로 생각한다. 본인 스스로도 "걷다 보면 욕심을 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이 장관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선하고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한 뒤 책을 내기도 했다. 2017년부터는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을 걷는 '통일 걷기'를 만들었다. 2019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시절에는 국회의원들을 이끌고 무더위와 폭우 속에서 민통선 일대를 2박3일 동안 걸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통일부 장관이 되고 나서 남북 관계 교착 상태에 코로나19라는 복병까지 만난 이 장관은 그래도 걷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다음달부터는 일반 국민이 강원도 고성군에서 경기도 파주시까지 횡단하는 'DMZ 평화의 길 통일 걷기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청년들과 소통을 대폭 늘리고 있다. 최근 여권이 20·30대와 괴리되어 있다는 비난을 듣고 있지만 관록의 정치인 출신인 이 장관은 이와 상관없이 일찌감치 20·30대를 일의 중심에 뒀다. 그는 "미래 통일의 주역은 현 20·30대가 될 텐데 우리 같은 기성세대가 뭘 설계하고 하는 것보다 20·30대가 직접 나서는 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통일부를 맡은 이후 부서 내 모든 행사에 20·30대 직원을 일정 비율로 참여시키는 청년쿼터제도를 도입했을 정도다. 이 장관은 20·30대의 통일관 자체가 부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과정이 공정하다면 그들도 거부하지 않는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 장관은 "통일과 평화가 내 삶에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합리적으로 따져보는 게 현 청년세대"라며 "절차가 공정하고 과정에서 소통을 한다면 20·30대도 통일과 평화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가령 경제적인 측면에서 한반도 평화 속 남북경협을 통한 경제발전이 미래 내 삶에 어떤 유익함을 줄 수 있을 것인가도 2030세대에게 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맥락에서 ‘평화뉴딜’과 같은 비전 역시 2030세대가 부정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같은 과정조차도 청년 본인들 스스로가 창의적으로 설계해 나가고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예경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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