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까지 이제 한 달..K리거는 백신 안 맞나요?
[스포츠경향]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개막이 이제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뒤늦게 개최지를 확정해 대회 개최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사라졌지만 참가 선수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높아졌다.
ACL 조별리그가 열리는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방역 우려와 함께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지방 구단의 한 선수는 11일 기자와 통화에서 “AFC는 경기장과 훈련장, 숙소만 오가는 ‘버블’로 안전을 보장한다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안전하지 않겠냐는 것이 선수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밝혔다.
K리그를 대표해 ACL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백신의 일부 부작용 소식에도 접종을 바라는 것은 최근 FC서울 수비수 황현수의 코로나19 감염이 영향을 미쳤다. 철저한 방역을 자랑하는 한국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왔는데,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더 위험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월드 오 미터’에 따르면 태국은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919명, 우즈베키스탄은 362명이 발생하고 있다.
2번의 접종 주기를 감안하면 시간 여유도 많지 않다. 도쿄올림픽 후보군에 포함된 축구 선수들은 지난 7일 이미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이 선수들 가운데는 ACL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있어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선수들이 백신 접종을 간절히 원하는 것은 국내 백신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적용도 영향을 미쳤다. ACL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이 2주 자가격리를 한다면 K리그 일정에도 타격을 준다.
그러나 선수들의 바람과 달리 백신 접종이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프로스포츠를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가를 대표하는 경우에만 백신을 우선 접종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면 올해초 ACL 우승팀 자격으로 클럽월드컵에 참가한 울산 현대처럼 클럽하우스에서 ‘코호트 격리’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독은 “올림픽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ACL도 한국 축구를 대표해 나가는 대회”라며 “선수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참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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