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페북 등 인플레 우려에 '나스닥 공룡' 눈물 [자이앤트레터]

김인오 2021. 5. 11. 14: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일 테슬라 6%↓·페북 4%↓..뉴욕증시 공포지수 18% 급등
뉴욕 연은 "소비자 예상 물가..3.40%로 2013년 이후 최고"
국내 대기업 투자한 친환경주..전기차 비롯 줄줄이 급락세
'돈나무 선생님'의 아크ETF..올해 최저치로 곤두박질
이달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와 급락세를 오가며 출렁이자 월가 전문가들이 앞다퉈 기술주 철수론을 내고 있습니다.

원자재 시장발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완화 출구전략을 앞당길 것이라는 시장 불안 속에 뉴욕증시 '공포지수'가 하루새 약 18% 급등했고 기술주 위주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빅테크'(대형 기술주) 비중이 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눈에 띄는 하락선을 그은 탓입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와 스탠더드앤트푸어스(S&P)500 지수 한 달 흐름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아니다"라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도 10일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입니다. 한국 대기업이 투자한 친환경 기술주 주가는 10%대 낙폭을 그렸고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하루 만에 약 5% 급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이 '5월에 팔고 떠나라'는 시장 격언을 떠올리며 매매 타이밍을 재는 분위기입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하루 만에 17.80% 급등한 19.66를 가리켰습니다. 월가에서 통상 시장 안정 여부 기준으로 삼는 18선을 넘긴 셈이네요.

기술주 위주 나스닥종합주가지수 뿐 아니라 중소형·경기순환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러셀2000지수도 10일(현지시간) 시세가 급락했습니다.
성장주·기술주에서 가치주·경기순환주로의 자금 이동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 4대 대표 주가지수는 일제히 떨어졌습니다. 경기순환주 비중이 높은 중소형 위주 러셀2000지수가 직전 거래일 대비 2.59%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이어 나스닥종합주가지수(-2.55%), S&P500(-1.04%), 다우존스 산업평균30(-0.10%) 순이었다. 전세계 반도체 경기를 반영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66% 급락해 2967.11를 기록했습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와 한국 대기업도 투자한 뉴욕증시 빅테크·친환경 기술주 주가도 가파르게 떨어졌습니다. 10일 뉴욕증시에서는 S&P500 시가총액 상위권을 접수한 전기차 테슬라 주가가 하루 새 6.44% 급락해 1주당 629.04달러(약 70만5000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FAAMG 의 경우 페이스북(-4.11%)과 넷플릭스(-3.40%)에 이어 아마존(-3.07%), 애플(-2.58%), 구글 알파벳(-2.56%), 마이크로소프트(-2.0%) 주가가 줄줄이 2~4% 후퇴했습니다.

'돈나무 선생님'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 상장지수펀드(ETF)도 분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나봅니다. 가장 대표적인 ETF 인 아크이노베이션(ARKK) 시세는 이날 하루 5.23% 떨어져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기업 쿠팡(-4.78%) 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투자 종목도 급락했습니다. SK건설이 투자한 블룸에너지(-13.52%)에 이어 SK그룹과 SK E&S가 투자한 플러그파워(-12.93%), SK텔레콤이 쿠자한 나녹스(-10.00%)도 두 자릿수 낙폭을 그었습니다. 블룸에너지 등은 친환경 기술주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평가 부담이 불거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선런(-10.0%) 등 재생에너지기업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미국 채권(국채) 금리 상승을 매개로 시중 금리 상승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요. 금리가 오르면 친환경·기술 기업 등 성장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의 부채 부담이 커지고 투자자들로서는 성장주 고평가 부담이 커지면서 해당 종목 매도세가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출처 = 뉴욕 연은·미국 재무부]
이같은 급락세가 벌어진 배경은 같은 날 뉴욕연방은행이 발표한 '소비자기대물가지수'가 거의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탓입니다. 뉴욕 연은이 4월 약 13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 후에 대한 미국인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은 3.40%로 앞서 3월(3.2%)보다 높았고, 지난 2013년 9월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3년 후예상치는 3.10%로 3%를 넘어섰습니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인플레이션 평균 2%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물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튀어나온 건 글로벌 경제가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타격에서 벗어나 일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원자재·물류 수요가 일시에 몰린 탓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결과와 더불어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재무부 발행 10년 만기 미국 국채가 전날보다 3bp(1베이시스포인트=0.01%) 오른 1.63%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도록 압박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규모 축소)이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보며 고평가 부담이 있는 기술주를 매도하게 됩니다. 이를 의식한 듯 같은 날 'FOMC 투표권 보유자'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CNBC에 출연해 "통화 정책 입장이 바뀌려면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늘어나야 하는 것"이라면서 "물가가 당장 오르는 것보다는 평균적으로 2%를 넘느냐 아니냐가 관건"이라고 발언했는데 시장 반응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특히 투자자들은 에반스 총재가 테이퍼링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테이퍼링 시기가 더 일러질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서 대형 기술주를 내다 팔았습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매일경제가 미국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신 흐름을 짚어주는 연재물입니다. 자이앤트레터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검색하시면 무료 구독 가능합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