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0경기 후 전격 교체 왜?..롯데, 소통의 감독 원했다 [스경X이슈]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5. 1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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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래리 서튼 롯데 신임 감독. 롯데 자이언츠 제공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롯데가 시즌 초반부터 결단을 내렸다.

롯데는 11일 “신임 감독으로 래리 서튼 퓨처스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10일 현재 롯데는 30경기를 소화했다. 12승18패 승률 0.400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지난 2일 한화전부터 10위로 내려앉은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감독 교체로 변화를 꾀한다.

허문회 롯데 전 감독.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석환 대표이사는 11일 오전 허문회 전 감독과 면담을 가지면서 구단의 의사를 전달했다. 허 전 감독은 덤덤하게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9시즌을 마치고 롯데의 지휘봉을 잡은 허 전 감독은 계약기간 3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구단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가 원했던 방향은 1,2군의 융합을 통한 적극적인 육성이었다. 롯데는 2019년 말 성민규 단장이 부임할 때부터 선수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2군 구장인 김해 상동 구장에 각종 장비를 들여오고 있으며 사직구장에는 2억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10개 구단 중 최초로 피칭랩을 설치했다. 육성을 통해 선수층을 두텁게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허 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선수 기용으로 잡음을 일으켰다. 포수 지시완 기용이 촉발이 돼 성민규 롯데 단장과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쓰던 선수만 쓴다’는 인상을 남기면서 팬들의 불만도 커지기 시작했다.

신예의 성장도 더뎠다. 기대를 모았던 2021년 고졸 신인 김진욱은 3경기 2패 평균자책 10.54를 기록하며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번 시즌 팀의 필승조로 자리잡은 프로 2년차 최준용은 지난 10일 어깨 통증으로 말소됐고 회복까지 8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재와 미래 모두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한켠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스토브리그 동안 허 전 감독과 롯데의 동행 여부는 가장 관심을 모은 주제 중 하나였다. 롯데는 지난 시즌이 초보 감독인 허 전 감독의 첫 해라는 것을 감안했다. 또한 허 전 감독이 미디어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토로하는 모습을 보며 변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시즌을 시작한 뒤에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른 결단을 내렸다.

롯데는 퓨처스리그 팀을 운영했던 서튼 신임 감독을 내세워 소통을 기대를 걸고 있다. 서튼 감독은 11일 사직 SSG전부터 바로 팀을 지휘한다. 구단 측은 “서튼 감독이 그동안 퓨처스 팀을 이끌며 보여준 구단 운영 및 육성 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세밀한 경기 운영과 팀 체질 개선을 함께 추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팬들의 바람과 우려를 더욱 진지하게 경청하고, 겸허히 받아들일 뿐 아니라 앞으로 재미있는 야구와 근성 있는 플레이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단에서는 이같은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팀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선수단은 “내가 잘 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코칭스태프도 대대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라 정상화 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롯데의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는 이미지를 씻어낼 수 없게 됐다. 2010년대 들어서 롯데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은 허 전 감독을 포함해 7명이나 된다. 이 중에서도 첫 계약기간을 채운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2007~2010년), 조원우(2015~2017년) 두 명 밖에 없다. 조원우 감독은 2017시즌을 마치고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1년 뒤 바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감독의 잦은 교체로 장기적인 플랜을 그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프런트 야구를 앞세운다는 이미지도 여전하다.

서튼 신임 감독의 임기는 2022년까지다. 구단 측은 “퓨처스리그 감독으로 계약할 때 조건을 그대로 이어받는다”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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