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불펜 김상수-안우진-이영준 가자 김성민-김동혁-김재웅 왔다
[스포츠경향]
지난해 키움의 불펜 팀 평균자책은 4.34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2위인 LG의 4.51과도 차이가 있었다. 33세이브로 이 부문 타이틀을 따낸 마무리 조상우의 활약도 있었지만 필승조로 구분된 투수들이 제때 자신의 역할을 잘 맡았기 때문이다.
특히 3인방의 활약이 돋보였다. 좌완 이영준(30)은 52경기를 나와 25홀드로 팀 최다 홀드를 작성했다. 4.73의 평균자책에 40이닝을 던졌다. ‘영건’ 안우진(22)도 있었다. 안우진은 부상을 딛고 시즌 중간에 합류했지만 42경기를 나오며 9회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인계하는 8회 셋업맨 역할을 담당했다. 13홀드에 평균자책은 3.00이었다.
당시 주장 김상수(33)의 역할도 여전했다. 2019년 40홀드로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우면서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김상수는 무려 60경기에 나와 11홀드를 올렸다. 51.1이닝은 김태훈(64이닝), 양현(60이닝)이 비길만한 활약이었다. 팀의 홀드를 앞장서서 올려주던 3명은 결국 키움이 지난해 선발진의 부상과 부진으로 애를 먹었지만 가을야구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겨우내 키움의 불펜은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많았다. 외관상으로는 분명히 그랬다. FA 자격을 얻은 김상수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SSG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안우진은 선발로 전환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던 2월 이영준의 부상 소식이 전해져 왔다. 홍원기 감독은 급기야 개막과 동시인 지난달 9일 팔꿈치 인대파열과 뼛조각 제거수술로 이영준의 시즌 아웃을 선언했다.
지난해 팀의 81홀드 중 49홀드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렇다고 해서 뚜렷한 외부자원 수혈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결국 키움은 스프링캠프 기간 이들을 대체할 자원을 찾느라 노력했고, 아직 구체적이지 않지만 조금씩 그 결과가 나오고 있다. 김성민(27)과 김동혁(20), 김재웅(23)이다.
데뷔 5년차인 김성민은 좌완 불펜진의 주요멤버였지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14경기에 나와 4홀드에 평균자책이 1.13이다. 그는 캠프기간 투구폼 교정에 공을 들였다. 팔의 각도를 더 내려 사이드암에 가까운 폼이 됐고 투구를 하며 몸통을 돌려 팔이 돌아나오게 하는 디셉션을 보강했다. 비슷한 케이스로 올시즌 LG 불펜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김대유를 생각하게 하는 변신이었다.
데뷔 2년차 김동혁은 역시 13경기에 나와 홀드는 없지만 평균자책 2.08을 기록 중이다. 김동혁이 빛나는 부분이 이닝 소화능력인데 올시즌 지금까지 나온 13경기에서 6경기를 멀티이닝 소화를 했다. 특히 초반에 선발이 무너지거나 추격조로 상대를 쫓을 때 멀티이닝을 막아주며 경기 후반 역전의 발판을 놨다.
김재웅은 지난해 제이크 브리검, 최원태 등 선발진의 부상이 이어질 때 대체선발로 중용되던 투수다. 2017년 입단해 지난해 1군에 데뷔했지만 올시즌에는 불펜으로 안착했다. 선발수업을 할 때는 직구와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였지만 올해는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여 제구로 승부하는 스타일로 변신 중이다. 홀드는 없지만 팀이 투수가 필요할 때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자원이 돼가고 있다.
물론 올시즌에도 키움 불펜의 중심은 조상우를 비롯해 김태훈, 양현 등이다. 하지만 이들을 갖고 시즌을 온전하게 이끌 수 없다. 비어버린 자리를 채우는 새 얼굴들의 활약이 중요한 상황이다. 불펜 김씨 3인방의 기량이 키움의 초반 성적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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