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콜라보' FC서울 X 이수날, 꼴찌 씨드를 22위→11위로

이현호 2021. 5. 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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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콜라보' FC서울 X 이수날, 꼴찌 씨드를 22위→11위로



(베스트 일레븐)

이번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구단과 인플루언서의 모범적인 협업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FC 서울의 ‘씨드(SSID)’와 축구 콘텐츠 방송 ‘이수날’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2021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를 실시했다. K리그1과 K리그2의 22개 구단들은 팀 마스코트를 K리그 반장선거에 입후보시켰다. 각 후보들은 전년도 투표 순위대로 기호 번호를 받았다.

기호 22번, 즉 지난해 선거에서 꼴찌한 FC 서울 마스코트 ‘씨드’의 약진이 눈길을 끈다. 씨드는 올해 선거 결과 11위에 올랐다. 비록 1위 아길레온(수원 삼성), 2위 쇠돌이(포항 스틸러스), 3위 리카(대구 FC)에 미치진 못했지만 22개 후보 중에서 가장 상승폭이 큰 변화를 맞았다. 이런 페이스라면 다음해에 ‘대권’에 도전해볼 수 있다.

1년 전만 해도 씨드는 소속팀 팬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았다. 매년 조금씩 바뀌는 외모에 거부감을 느낀 팬들이 많았다. 이들의 의견이 주류가 되어 씨드는 놀림감으로 전락했다. 급기야 FC 서울 공식 행사에 씨드가 아닌 '서울이(FC 서울 두 번째 마스코트)'가 등장하면 팬들은 "드디어 서울이가 씨드를 암살했다"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그랬던 씨드가 어떻게 단 1년 만에 호감도을 끌어올렸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플루언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빼놓을 수 없다. FC 서울은 유권자들에게 씨드를 어필하기 위해 이수날과 손을 잡았다. 이수날은 ‘슛포러브’에 소속된 정이수 씨가 운영하는 방송 채널로 축구가 메인 콘텐츠다. 구독자는 11일 현재 12만여 명에 육박한다.

정이수 씨는 투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성남 FC의 경기를 찾아 씨드 인형탈을 쓰고 선거유세에 나섰다. 목소리를 낼 수 없었기에 씨드를 만난 팬들은 인형탈 안에 정이수 씨가 있다는 걸 알 수 없었다. 씨드는 북측광장에서 마주한 팬들의 사진 요청에 모두 응했고, 때때로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경기 직전에는 구단 라디오 FM서울에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FC 서울 채널과 이수날 채널은 이 모든 활동을 촬영해 콘텐츠로 제작했다.


대박을 쳤다. 이수날 채널은 씨드 인형탈 체험 콘텐츠를 게시한 지 일주일 만에 조회수 약 17만 5천 회를 기록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올라온 영상들에 비해 약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FC 서울이 게시한 콘텐츠 역시 다른 영상보다 5배 높은 조회수를 찍었다. 서로 윈윈(win-win)을 했다는 게 양측의 분석이다.

FC 서울 홍보팀 윤민수 사원은 이번 협업을 두고 “축구 외적인 콘텐츠로도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인플루언서 정이수 씨에게 접촉했다. 정이수 씨의 발랄한 이미지가 씨드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다양한 분들과 협업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라고 들려줬다. 이어 “내년 선거에서 씨드가 3위 안에 들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씨드 인형탈 체험에 나섰던 정이수 씨는 “처음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며 긴장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내 자신이 아니어서 뭘 해도 창피하지 않았다. 다만 앞이 잘 안 보이고 더워서 땀이 많이 났다. 인형 머리가 무거워서 손으로 받쳐야 했다”라고 소감을 들려줬다.

이어 씨드가 22위에서 11위로 올라선 여론 변화에 대해 “마케팅의 힘인 것 같다. 씨드는 모두가 좋아할 만한 외모가 아니다. 매니아층이 좋아할 외모다. 그 포인트를 살려 힙한 느낌을 잘 살렸다. 22개 마스코트 사이에서 개성 있는 포지션을 잡은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선거기간 마지막에 촬영한 거 말고는 도움을 준 게 없어 아쉽다. (순위 상승에) 제 지분은 1도 없다. 주변 지인들에게 씨드 투표를 독려했는데, 경품을 받기 위해 대권 후보인 아길레온, 쇠돌이, 리카를 뽑더라”라고 들려줬다.

끝으로 정이수 씨는 내년 마스코트 반장선거를 앞두고 타 구단에서 러브콜이 오면 어떻게 하겠냐는 물음에 “어려운 질문이다. 다른 K리그 구단과의 협업은 환영이다. 하지만 마스코트 콘텐츠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내 그는 “씨드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다른 마스코트와 협업하면 씨드 생각이 많이 날 것”이라는 말로 추후 정치 행보에 말을 아꼈다.


글=이현호 기자(hhhh@soccerbest11.co.kr)
사진=이수날, FC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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