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승2패 → 5승15패' 최악의 시기 겪고 있는 다저스[슬로우볼]

안형준 2021. 5.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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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다저스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LA 다저스는 지난해 30년 넘은 한을 풀며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10년대 최고의 전력을 가진 팀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지만 한 번도 월드시리즈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다저스는 2020년대가 시작되는 해 코로나19 위기를 뚫고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클레이튼 커쇼도 전성기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드디어 반지를 꼈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한 번에 쏟아부어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하더라도 늘 정상 근처에 머무는 것을 선호했다. 그때문에 다저스는 몇 년 동안 늘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우승 후에도 계속 정상을 노릴 힘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 무키 베츠를 품은 다저스는 이번에는 트레버 바우어의 손을 잡았고 2021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하지만 지금 다저스는 다저스답지 않은 흐름을 타고 있다. 5월 1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다저스는 18승 17패, 승률 0.514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내셔널리그 승률 공동 6위에 머물고 있다. 5할 승률에서 겨우 1승을 더 쌓고 있다.

시작은 좋았다. 다저스는 시즌 첫 15경기를 13승 2패로 마쳤고 4월 18일에는 승률이 무려 0.867이었다. 타선은 강력했고 마운드는 견고했다. 다저스의 적수가 될 팀은 역시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9일부터 다저스는 달라졌다.

다저스는 4월 19일부터 5월 10일까지 치른 20경기에서 5승 15패에 그쳤다. 4월 20-21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2연전을 1승 1패로 마친 후 5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1-3), 신시내티 레즈(1-2), 밀워키 브루어스(1-3), 시카고 컵스(0-3), LA 에인절스(1-2)에게 연달아 패했다. 9할을 바라보던 승률은 5할을 간신히 넘는 수치까지 떨어졌고 1위에서도 당연히 멀어졌다. MLB.com에 따르면 최근 원정 10연전에서 기록한 2승 8패의 성적은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악의 수치다.

투타의 종합 성적만 놓고 보면 그리 최악은 아니다. 다저스는 최악의 승패 마진을 쌓는 동안에도 팀 공격력, 투수력 지표는 중위권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문제는 심각하게 엇박자가 났다는 것이다. 더스틴 메이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훌리오 유리아스와 워커 뷸러가 최근 흔들렸지만 에이스 커쇼와 바우어는 꾸준히 견고했다. 하지만 커쇼와 바우어가 등판한 경기에서 다저스 타선은 에이스들을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했다. 바우어는 8이닝 2실점 완투패를 당하기도 했다.

다저스는 최근 20경기 중 3득점 이하 경기가 무려 12경기였고 그 중 단 1경기에서만 승리했다. 팽팽한 투수전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4월 21일 시애틀전 이후 단 한 번도 없다. 타선이 침묵하며 대부분의 경기에서 패한 다저스는 이기는 경기에서만 무섭게 몰아쳤다. 최근 20경기에서 86득점을 올린 다저스는 그 중 절반 이상인 44득점을 승리한 5경기에서 올렸다. 사실상 대승을 거둬야만 이기는 모양새였다. 접전에서는 여지없이 패했다.

경기 후반 불펜과 수비의 문제도 작지 않았다. 다저스 불펜진은 지난 보름동안 무려 8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그리고 블론세이브의 순간에는 대부분 수비 실책이 함께했다. 지난 보름동안 다저스 불펜투수들이 기록한 44실점 중 자책점은 27점 뿐이었다.

다저스도 답답하다. 어느 한두 명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무엇보다 큰 문제다. 하위타선 멤버인 신예 2루수 가빈 럭스가 부진하지만 팀이 20경기에서 5승 15패를 거둔 책임을 8번타자에게 돌릴 수는 없다. 맥스 먼시의 타격감이 저조하지만 4할이 넘는 어마어마한 출루율로 팀에 기여를 하고 있으니 먼시의 탓만 할 수도 없다. 베츠가 기대치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0.800 이상의 OPS를 기록 중인 베츠를 부진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지금의 부진은 사실상 모두의 탓이다.

아직 시즌은 길고 팀 전체의 슬럼프가 몇 달씩 이어질 확률은 희박하다. 장기전은 결국 객관적인 전력의 싸움. 지금 최악의 흐름을 보이고 있어도 결국 시즌이 종료될 시점에는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티켓을 손에 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은 둥글고 스포츠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다저스 입장에서도 하루빨리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익숙치 않은 최악의 흐름을 타고 있는 다저스가 과연 언제 반등의 신호탄을 쏠지 주목된다. 다저스는 11일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후 시애틀, 마이애미 말린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를 차례로 만난다.(자료사잔=가빈 럭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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