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운수업 등 지고 물류창고·부동산업 뜬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5.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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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탈출 美 경제] 코로나가 바꾼 美노동시장
지난 3월 경제 봉쇄가 막 풀리기 시작한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테이크 전문 식당에 영업 재개 안내판이 걸린 채 직원이 청소하며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구인난에도 식당 호텔 등 필수 대면 업종 근로자들이 일터로 복귀하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AP 연합

미국 경기 회복으로 고용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실제 취업자가 잘 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미국 노동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 “4월 취업자 수가 당초 예상의 4분의 1에 불과한 것은 일자리 부족도, 노동력 부족도 아니다. 미국의 노동에 대한 대대적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 노동부는 4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26만6000명 증가했다고 7일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약 100만명)에 비해 4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이다.

코로나 와중 가장 위험한 직종으로 떠오른 게 식당과 마트, 청소, 운수업 등 ‘필수 업종’이란 이름의 저임금 노동이다. 이 분야 근로자들은 코로나 감염 위험에 직접 노출되면서도 대면 근무를 피할 수 없었던 데다,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쉽게 해고됐다. 코로나를 계기로 급속히 확산된 원격 근무와 자동화에도 타격을 받았다. 이런 경향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더 강하게 체감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재교육을 통해 좀 더 나은 일자리로 옮겨가려는 욕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를테면 기존에 식당이나 여행 업계에서 일하던 미 저임금 노동자들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물류 창고 업무나, 주택 건설·소유 붐을 보고 부동산 업계로 진출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WP는 “경제학자들은 지금을 일자리 유형이 변화하는 과도기로 보고 있다. 근로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새 일자리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지난 2월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미국 실업자 66%가 “직업 변경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52%가 직업 변경을 고려한다고 하던 것보다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번에 30세 미만 젊은층의 76%가 직업 변경을 원한다고 답했다. 인력난에 맞닥뜨린 저임금 단순 노동은 앞으로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미 첨단자동화협회는 6일 “지난 1분기 북미 기업이 발주한 산업용 로봇이 9092대로, 1년 전보다 20% 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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