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판한 딕 체니 딸, 공화당서 축출될 위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공화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은 리즈 체니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Conference Chair)이 당직 박탈 위기에 처했다. 의원총회 의장은 원내대표, 원내총무에 이어 하원 내 ‘공화당 3인자’ 자리다. 체니 의원이 축출되면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트럼프 당’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9일(현지 시각) 차기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으로 엘리스 스터파닉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스터파닉 의원은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도 받고 있다. 하원 내 ‘공화당 2인자’인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이미 지난 5일 스터파닉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여기에 더해 ‘공화당 1인자’인 매카시 원내대표도 스터파닉 편에 서면서 체니 의원의 운명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됐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오는 12일 차기 의원총회 의장을 뽑는 표결을 할 예정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실세 부통령’ 딕 체니의 맏딸인 체니 의원은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후 이뤄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도 찬성표를 던졌다. 체니 의원은 이를 “양심의 투표”라고 했지만, 공화당 지도부 의원이 공화당 소속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할 수 있느냐는 당내 비판이 있었다. 그럼에도 체니 의원은 최근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계속해 왔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체니 의원을 축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떤 의원이든 자신의 신념에 따른 입장을 취할 수 있지만 우리는 당 지도부의 입장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체니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자유지만 공화당 지도부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처신이란 취지다.
워싱턴포스트는 체니 축출 시도에 대해 “공화당에서 실권을 쥐려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충성(allegiance)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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