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km 직구 던진 '전직 삼성 4번 타자'.. 즐거운 여행은 계속된다

김태우 기자 2021. 5. 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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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2019년까지 KBO리그 삼성에서 뛴 다린 러프(35·샌프란시스코)는 한국에서의 좋은 기억을 '즐거운 여행'으로 비유하곤 했다.

메이저리그(MLB) 경력 자체는 적지 않은 러프였지만, 이미 만 34세의 나이였다.

그런 러프는 1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러프는 이날까지 MLB에서 야수로 총 354경기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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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샌디에이고전에서 투수로 등판한 다린 러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KBO리그 삼성에서 뛴 다린 러프(35·샌프란시스코)는 한국에서의 좋은 기억을 ‘즐거운 여행’으로 비유하곤 했다. 물론 때로는 자신만의 확고한 고집이 있는 선수이기도 했지만, 그는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는 스포츠맨이었다.

러프는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중대한 결심을 했다. 어느 정도의 연봉과 안정된 자리가 보장된 삼성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쳤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메이저리그(MLB) 경력 자체는 적지 않은 러프였지만, 이미 만 34세의 나이였다. MLB 보장 계약을 맺기 어렵다는 건 스스로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꿈과 여러 여건을 고려해 MLB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러프는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다. 지난해 극적으로 MLB 무대에 복귀, 40경기에 뛰며 타율 0.275, OPS(출루율+장타율) 0.887을 기록했다. 입지가 생긴 올해는 한결 더 나았다. 확고한 주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28경기에 나갔다. 타율(.205)은 지난해보다 떨어졌으나 4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OPS(0.868)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 중이다. 수준급 OPS다.

그런 러프는 1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팀이 1-9로 크게 뒤진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소화했다. 러프는 이날까지 MLB에서 야수로 총 354경기에 나갔다. 그러나 투수로는 등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체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어색한 폼이었지만 러프는 약간의 미소와 약간의 당혹스러움이 섞인 얼굴로 1이닝 동안 21개의 공을 던졌다. 스탯캐스트는 이날 러프의 공을 모두 커브로 집계했다. 당연히 커브 그립을 잡고 던진 공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순간 홈플레이트에서 뚝 떨어지는 ‘그럴 법한’ 공에 현지 중계진도 웃음을 터뜨렸다. 러프의 이날 구속은 71마일(114.3㎞)에서 최고 77.5마일(124.8㎞)까지 찍혔다.

안타 3개를 맞았고 김하성에게는 희생플라이까지 허용한 러프는 1이닝 2실점으로 등판을 마무리했다. 마운드를 걸어 내려오는 러프의 멋쩍은 웃음에, 팬들은 제법 큰 박수로 화답했다. 만약 자리에 안주해 미국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2년간 기록한 OPS 0.881의 근사한 성적과 평생 잊지 못할 투수로의 변신은 없었을 것이다. 러프의 즐거운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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