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경찰, 팔레스타인 성지에 최루탄 쏴..수백명 다쳐 [사진으로 본 세계]
[경향신문]
이스라엘 군경이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인들이 성지로 여기는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모스크를 습격하면서 수백명이 다쳤다.
동예루살렘의 성전산에는 이날 오전부터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인들은 ‘예루살렘의 날’을 맞아 서쪽 벽(통곡의 벽)에 모였다. ‘예루살렘의 날’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강제 점령을 기념하는 날이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패전일이기도 하다.
라마단 기간을 맞은 팔레스타인인들도 이날 메카, 메디나에 이은 이슬람교도의 3대 성지인 성전산 남쪽의 알아크사 모스크에 모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이스라엘 군경의 해산 시도에 대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돌멩이를 모았다.
이스라엘 군경이 알아크사 모스크에 들어와 최루가스, 섬광탄, 고무탄을 쏘면서 시위대 해산에 나서자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17세 팔레스타인인 이브라힘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군경이 섬광탄을 쏴서 카펫에 불이 났다”면서 “다친 사람들이 모스크 안에서 치료받고 있었는데도 최루가스를 뿌렸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날 이스라엘 군경과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충돌로 305명이 다쳤고, 그중 228명이 동예루살렘의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7명은 위독한 상태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돌을 던지면서 군인 2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성전산 인근 도로에서 이스라엘인 운전자를 공격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스라엘 경찰 측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인이 탄 승용차에 돌을 던지거나 차량을 발로 찼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던진 돌로 통제력을 잃은 한 차량이 팔레스타인인 한 명을 치었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가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동예루살렘 셰이크자라 지역에서 3대에 걸쳐 살아온 팔레스타인인들의 사유지를 몰수하려 하면서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고 자국민 정착촌을 세우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실상 양측 충돌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9일 승전 기념 TV 연설에서 “예루살렘에 정착촌을 건설하지 말라는 압력을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이고, 우리는 수도에 건설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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