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60%인데 확진자 쏟아졌다, 인도양 섬나라 미스터리

배준용 기자 2021. 5. 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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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노팜 백신이 효과 없나, 관광객 입국 제한 일찍 풀었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60%를 넘었는데도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는 나라가 있다. 인도양의 소국(小國) 세이셸 공화국이다. “세이셸 사례를 보면 코로나 백신이 감염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어떻게 된 걸까.

세이셸 공화국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 북쪽에 있는 작은 섬나라로, 인구는 9만7000여 명에 불과하다. 인구 대부분이 관광업에 종사한다. 지난 3일까지 코로나 백신 2차 접종률은 60.1%로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2차 접종률 56.1%)보다 높다.

그런데 세이셸의 사정은 백신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이스라엘과 정반대다. 지난해까지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다가 지난달부터 하루 평균 70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일 신규 확진자는 500명에 달했다.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로 보면 현재 상황이 심각한 인도보다 더 많은 환자가 나오는 양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세이셸에서 사용된 백신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이셸이 사용한 백신은 중국이 개발한 시노팜 백신이 60% 이상, 나머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이 때문에 중국산 백신의 효능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추정이 나온다. 세이셸 정부가 성급하게 입국 제한을 풀고 관광을 재개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했다는 분석도 있다. 세이셸은 그동안 엄격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다 지난 3월 25일부터 해외 관광객 입국을 허용했다. 72시간 이내 PCR 음성 확인서만 제출하면 격리 없이 관광할 수 있도록 했다.

관광 재개 당시 세이셸의 백신 접종률은 34% 수준이었다. 접종률이 아주 높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입국 제한을 푸는 바람에 입국자를 통해 코로나가 대거 유입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WP는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는 세이셸의 취약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백신이 중증과 사망을 막는 효과가 높지만, 감염을 완벽히 차단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신 접종이 대규모로 이뤄지더라도 입국 제한,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조치는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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