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나 돌아갈래'..초선 의원들 '흥'
국민의힘 '묵은 논란' 표출
초선들 강경보수 회귀 우려
윤석열 영입 힘들어질 수도
[경향신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친정’인 국민의힘에 복당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복당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이 복당을 신청함에 따라 당내에선 ‘강경보수’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자로 국민의힘에 복당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복당신청서 제출 등 공식 절차를 예고했다. 지난해 4·15 총선 과정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지 1년2개월 만이다. 그는 “밖에서 머문 1년은 정치역정과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됐다”며 “정권교체와 국가정상화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자신에게 우호적으로 변한 당내 상황과 대선 출마 일정을 고려해 복당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복당을 막았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퇴했고, 새로 선출된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그의 복당을 찬성하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국면이 본격화되면 그의 복당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주호영 의원 등 대다수 중진급 당권주자들은 야권통합을 명분으로 그의 복당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초선 의원들 가운데서 홍 의원 복당으로 ‘강경보수’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점이다. 당 쇄신을 강조하는 일부 초선들은 홍 의원의 강경보수 이미지와 막말 문제 등이 중도층 확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앞서 김종인 전 위원장은 당의 강경보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중도 확장’ 행보에 주력했지만,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정계 복귀 등으로 ‘도로 한국당’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은 지난 4일 CBS라디오에서 “당원들이 (홍 의원 복당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의 몇몇 리더가 흉금의 말을 막 하다가 선거를 망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홍 의원 복당은 당의 퇴행 우려로 이어져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이나 단일화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국민의힘의 퇴행을 비판하며 윤 전 총장의 ‘제3지대’ 가능성을 말한 바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지금 국민의힘이 받는 평가대로라면 (윤 전 총장이) 거기 들어가면 오히려 큰 손해를 보게 생기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당장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검찰 수사나 평생 하신 분이 지금 각 분야의 날치기 공부를 하고 계신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이 홍 의원 복당 문제를 둘러싸고 유령 같은 강경보수 프레임에 빠졌다”며 “우리 당을 지지해주는 65%의 국민들을 강경보수로 몰아세우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당 지지층의 65%가 홍 의원 복당에 찬성한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내세우며 복당을 찬성한 것이다.
향후 홍 의원의 복당 여부는 당 최고위원회를 거쳐 결정되는 만큼 결국 다음달 전당대회 이후 들어설 새 지도부의 손에 달렸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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