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나온 "법사위원장 자리 야당에 주자" 주장, 왜?

박홍두 기자 2021. 5. 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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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우원식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기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야당과의 협치’ 중요성과 함께 ‘야당에 책임을 분산하기 위한 방안’ 차원에서 나온 얘기라고 한다.

민주당의 복수 의원들에 따르면, 이날 한 의원은 의총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줘서 책임을 분산시켜야 한다. 법사위원장을 준다고 딱히 못 할 것 없다. 야당에 줄 수 있는 권한은 주자”라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정 안 되면 패스트트랙에 (법안을) 태우면 되니 버리면서 얻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의원도 “법사위보다 대선이 더 중요하다”고 발언하면서 공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21대 국회 원 구성 당시 “관례대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야 한다”는 국민의힘 요구에 대해 “의석 수 구성대로 배분하는 것”이라고 맞서면서 내주지 않았다. 이후 최근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공석이 되자 국민의힘이 다시 법사위원장 자리 배분 문제를 들고 나온 상황이다.

의총에 참석했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야당과의 관계가 너무 경색된 상태라서 협치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같다”고 말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민심이 악화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중요한 데다가 국회 업무 역시 야당과 책임을 나눠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의견에 또다른 의원은 “지킬 건 지켜야 집권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검찰·언론개혁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법사위 수장 자리를 야당에 넘겨줄 경우 오히려 개혁은커녕 여야 대립만 더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개혁이 완성될 때까지는 내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새 법사위원장 자리에 박광온 의원을 내정한 상태다. 빠르면 이번주 중 본회의에서 박 의원에 대한 법사위원장 임명을 위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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