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명 피로 물든 쿠데타 100일..국제사회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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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은 올해 초 미얀마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평화롭던 사람들 뒤로 군부 차량이 지나가던 그날부터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짓밟혔습니다.
미얀마 군부의 총칼에 시로 맞서온 저항시인 케 띠가 장기가 모두 적출된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무고한 희생을 막아야 한다는 전 세계인들의 목소리가 높지만, 미얀마 군부와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UN 제재는 공회전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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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화면은 올해 초 미얀마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평화롭던 사람들 뒤로 군부 차량이 지나가던 그날부터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짓밟혔습니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내일(11일)로 꼭 100일이 됩니다. 군과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희생된 시민이 지금까지 800명 가까이 됩니다. 그 가운데에는 청소년과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반인간적인 범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나의 사람들은 총을 맞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시를 던지는 것뿐", "그들은 머리를 쏘지만, 가슴 속 혁명은 알지 못한다"
미얀마 군부의 총칼에 시로 맞서온 저항시인 케 띠가 장기가 모두 적출된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군부에 끌려간 지 이틀 만입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9년 전 시인으로 전업한 케 띠 시인은 쿠데타 이후 줄곧 시민 투쟁을 독려하는 시를 써왔습니다.
지난달 24일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이 참석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폭력 즉각 중단과 특사 파견 등 5개 조항의 합의가 이뤄졌지만, 군부의 잔혹한 진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국영TV : 반테러중앙위원회는 국민통합정부 등 모든 불법적인 단체들을 테러 세력으로 규정합니다.]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숨진 시민은 최소 780명, 체포된 이들도 4천900명에 이릅니다.
무고한 희생을 막아야 한다는 전 세계인들의 목소리가 높지만, 미얀마 군부와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UN 제재는 공회전만 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반군부 진영으로 속속 모여들며 자체적인 무력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만 윈 카잉딴/국민통합정부 총리 (지난 2일) : (시민방위군이)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만약 어떤 나라가 우리를 지원해준다면, 일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쿠데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미얀마의 경제는 뒷걸음치고 있고 국민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진 상황.
유엔개발계획은 내년 미얀마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빈곤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정혜경 기자choic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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