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제 당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김웅과 설전은 이어져

김미나 2021. 5.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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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뜨거운 감자' 복당 논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복당할 것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0일 국민의힘 복당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홍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탈당해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고, 1년 2개월간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이었다.

1년2개월만에 복귀 선언…“정권교체 큰 길 함께 하길”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저는 당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복당 신청서를 제출한 뒤 당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그는 “총선 공천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일시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당선 즉시 바로 복당하겠다고 굳은 약속을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이 400여 일을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 복당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는 “(직전 지도부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악연이 있었던 사람이 당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복당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고 했다. 그간 대립각을 세워온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이유로 들었다. 두 사람은 김 전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며 차기 대선주자로 ‘70년대생·경제통’ 띄우기에 나서면서 사이가 급격하게 틀어졌다. 홍 의원은 이후 김 전 위원장이 노태우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일하면서 동화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을 때 당시 검사였던 자신이 관련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히며 공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홍 의원은 이날 “밖에서 머문 지난 1년 동안은 제 정치역정과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됐다”며 “당으로 돌아가 당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파탄 난 국정을 바로 세우고, 정권교체를 통한 국가 정상화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의원, 그리고 300만 당원 동지 여러분들과 함께 조속히 다시 하나가 돼 정권교체의 큰길을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기자들이 ‘대선 도전을 고려한 행보인지’ 묻자 “(당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복당은 언제쯤? 당내 반발 여론이 변수

홍 의원이 이날 복당 신청을 공식화했지만, 그의 복당이 현실화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 홍 의원이 가진 ‘과거 회귀’ ‘강경보수’ 이미지를 이유로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당 지도부도 홍 의원의 복당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주자인 홍 의원과도 모두 함께 하는 ‘야권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긴 하나, 당내 분란을 정리하기 위해 당분간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초선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반발 여론에 대해 “복당 여부는 당원과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 아닌가. 일부 의원, 아마 초선 의원 중에서는 상당수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를 것”이라며 “겪어보지도 않았고 당시에 반대편에서 덮어씌운 막말 프레임 하나 가지고 일부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건 대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친홍(준표)’ 성향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홍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둘러싸고 몇몇 극소수 인사들이 쳐놓은 유령 같은 강경보수 프레임에 빠져 정작 당의 주인인 국민과 당원들은 외면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더 이상 홍 의원의 복당 문제로 당원들의 뜻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체 없이 홍 의원의 복당 결정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홍준표 “염량세태…위아래 없는 막가는 정치”…김웅 “당 이미지 폭락 생생” 

홍 의원은 최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초선 김웅 의원과 이날도 설전을 이어갔다. 홍 의원이 김 의원을 겨냥해 “막무가내로 나이만 앞세워 정계 입문 1년밖에 안 되는 분이 당 대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라고 공세를 편 것이 시작이었다.

김 의원이 전날 “일찍 피는 꽃은 일찍 진다”며 “칼바람 속에서도 매화는 핀다. 저는 매화처럼 살겠다.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고 응수하자,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전 페이스북에 “철부지가 세상모르고 날뛰면 설득해 보고 안 되면 꾸짖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며 “염량세태(권세가 있을 때는 아첨해 좇고 권세가 떨어지면 푸대접한다는 뜻)가 되다 보니 선후배도 없고 위아래도 없는 막가는 정치가 되어 간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날 낮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가 세게 이야기하는 것을 누구에게 배웠겠나”라면서 “‘노욕이다. 정계 기웃대지 마라’라고 과거 전과까지 꺼내어 공격하시던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배운 것 아니겠나”라고 맞받았다. 홍 의원이 과거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공개 비판했던 내용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선배님의 말 한마디가 우리 당의 이미지를 폭락시켰던 경험이 너무나도 생생하다”며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나는 법”이라고 거듭 홍 의원을 저격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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