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야드 펑펑..독특한 8자스윙, "근력 약해 장타 치려고 만든 폼"
한일 동시 장타왕·군인 챔피언
튀는 플레이만큼 기록도 풍성
보기 두려워 않는 공격 플레이
안정성보다는 비거리 선택
3년 전 교통사고로 거리 줄어
아내 육은채 3년차 캐디보조
이번 대회에서 허인회가 보여준 '닥공골프'는 짜릿함을 선사했다. 특히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멘탈 능력이나 함정이 많은 남서울CC에서 위기 상황을 탈출하는 실력은 충분히 챔피언에 오를 만했다. 허인회식 골프는 보기나 더블보기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골프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긴 해도 그의 화끈한 골프는 남자골프의 묘미와 함께 진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돌아가지 않는 '닥공골프'처럼 그는 말도 돌려하지 않는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우승 순간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최종일 너무 못 쳐서 감정이 망했다. 세리머니를 안 한 이유"라고 솔직하게 얘기했을 정도다.
그는 2014년 한국과 일본 투어를 병행하며 '최초 한일 동시 장타왕'에 올랐다. 특히 2015년 '최초 군인 신분 챔피언'이 되면서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주목을 받았다. 또 2016년 SK텔레콤 오픈에서는 캐디가 갑자기 나오지 않아 '노캐디 플레이'를 펼치며 8번 홀(파3)에서는 홀인원까지 작성했다. KPGA투어에서 유일한 기록이다.
연습을 거의 하지 않는 '게으른 골퍼'라는 부분은 조금은 억울할 수 있다. 허인회는 "사실 연습장에 잘 가지 않는 이유는 '골프공'이 좋은 곳이 많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뒤 "나는 감으로 공을 치는데 좋지 않은 공으로 볼을 치다 실제 경기 때 좋은 공을 치면 전혀 다른 느낌과 구질에 당황할 때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괴짜' 허인회는 자동차 튜닝을 즐길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 하지만 그 '자동차' 때문에 골프 인생이 달라졌다. 원래 허리가 좋지 않았던 그가 3년 전 교통사고로 더욱 상태가 안 좋아졌다. 그는 "그때 이후 예전처럼 스윙할 수 없다. 거리도 많이 줄어 일명 '또박이 골퍼' 방식으로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서울CC는 안전하게 공략해야 한다"며 "예전엔 거리가 많이 나왔을 때에는 성적이 안 나왔다. 오히려 거리가 줄어든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300야드 펑펑 날리는 그의 독특한 '8자 스윙'에도 다 이유가 있다. "난 다른 선수들보다 근력이 약하다. 그런데 최대한 거리를 내기 위해 안정성을 포기하고 비거리를 선택한 결과물"이라며 "헤드스피드를 늘리기 위해 몸을 쓰거나 머리를 떨어뜨린다든가 해서 의도적으로 안 좋은 폼이 나오는 샷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각 골프'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스윙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대회 가장 큰 화제는 캐디를 맡은 아내 육은채 씨다. 필드에서 옥신각신하면서 우승을 합작했다. 육은채 씨는 "내가 캐디를 하며 남편과 우승을 하는 게 꿈이었다. 드디어 이뤄졌다"고 말했다. 집에서도 든든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바느질, 요리, 청소는 기본이고 남편이 미용실 가는 것을 안 좋아해서 탈색도 집에서 내가 해준다"고 밝혔다. 허인회는 아내 육은채 씨를 2014년 처음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우승하면 곧바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고 2016년 혼인 신고를 먼저 했다. 하지만 우승이 없는 기간이 길어지자 2019년 8월 결혼식을 올렸고 그해부터 3년차 아내이자 캐디로 함께 투어생활을 하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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