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해냈다"..매킬로이 '부활의 우승'

오태식 2021. 5. 1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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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웰스파고 챔피언십 정상
딸 낳은 뒤로 첫번째 승전보
2010년 첫승 무대서 재기의 샷
553일만에 통산 19승째 올려
세계랭킹 15위서 7위로 껑충
10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웰스파고챔피언십 4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로리 매킬로이가 관중들에게 공을 던져주고 있다. [AP = 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9번째 오른 정상이지만 이번 우승은 그에게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18개월 만에 거둔 '부활의 우승'이자, 아빠가 된 이후 첫 우승이기도 했다. 이날은 마침 미국에서 '어머니날'이었다. 지난해 딸 포피를 낳은 아내 에리카에게 보내는 감사와 사랑의 우승이었다.

매킬로이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파71)에서 열린 웰스파고 챔피언십(총상금 810만달러) 최종일 3언더파 68타를 기록해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2019년 11월 HSBC 챔피언스 제패 이후 18개월, 정확히 553일 만에 다시 정상에 선 매킬로이는 작년부터 이어진 부진을 털어냈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15위까지 밀렸던 세계랭킹은 이번 우승으로 8계단 뛴 7위로 올라섰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PGA 투어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이후 극도의 난조에 빠졌다. 몸집을 불려 괴력의 장타자가 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를 따라하다가 탈이 났기 때문이다. 무리한 훈련으로 스윙이 망가졌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올해 웰스파고 챔피언십 이전에 치른 7차례 대회에서 톱10은 한 번뿐이었고, 3차례나 컷 탈락했다.

우승 트로피를 든 매킬로이가 아내 에리카, 딸 포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결국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매킬로이는 스윙 코치를 바꾸고 스포츠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으면서 부활을 준비했다.

퀘일할로는 매킬로이가 2010년 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거둔 곳이다. 그리고 5년 뒤 2015년에 우승했고, 다시 사실상 5년 만에 열린 대회에서 '부활의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이 대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된 바 있다. 10차례 이 대회에 출전한 매킬로이는 3승을 포함해 8차례나 톱10에 오를 정도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이날 선두 키스 미첼(미국)에게 2타 뒤진 채 출발한 매킬로이는 3번 홀(파4)과 7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반에 나온 두 번의 환상적인 벙커샷은 이날의 승부 샷이었다. 일단 14번 홀(파4)에서 그린을 직접 겨냥한 티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지만 벙커샷을 1.6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15번 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들어갔지만 정교한 벙커샷으로 90㎝ 버디 기회를 만들어 2타 차로 달아났다.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해저드 구역으로 날아가는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지만, 1벌타를 받고 8번 아이언으로 친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두 번의 퍼트로 보기를 적어내고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2라운드를 끝낸 뒤 컷 탈락할 것으로 지레짐작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가 1600㎞가 넘는 거리를 비행기로 돌아오는 소동을 벌였던 디섐보는 이날 3타를 줄이고 공동 9위(4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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