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창 때.. 국립중앙의료원, 음압병동서 와인 파티

김성모 기자 2021. 5. 1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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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국립중앙의료원에는 '원장의 의료원내 술자리 회식 웬 말이냐!!'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작년 12월 의료원 간부들이 와인을 곁들인 저녁 자리를 했다는 점을 비판했는데, 현수막은 의료원 측이 곧 철거했다. /의료원 블라인드 캡처

국립중앙의료원 간부들이 작년 12월 코로나 3차 대유행이 한창일 때 병원 안에서 ‘와인 회식’을 했다고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와인 곁들인 저녁 행사까지 나무랄 수 있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의료원 의료진들이 코로나 환자를 돌보느라 애쓰는 상황에서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의료원엔 지난 6일 ‘원장은 코로나 모듈병원에서 와인 회식, 각성하고 반성하라’ ‘심각한 코로나 사태에 원장의 의료원내 술자리 회식 웬 말이냐!!’는 현수막까지 나붙었다가 철거되기도 했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기현 의료원장과 의료원 간부 등 10여명은 작년 12월 8일 의료원 내부에서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식사 장소는 의료원 안에서도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를 위해 마련된 음압격리병동 중환자실 건물 3층 사무 공간이었다고 한다. 아래에선 중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데, 위에선 술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작년 12월 8일은 하루에 확진자가 670명 발생하는 등 코로나 확산세가 위중해 수도권 거리 두기 단계가 2.5단계로 상향된 첫 날이었다. 다만 당시까지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내려지기 전이었다. 이와 관련, 의료원의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선 “(의료원) 일개 직원들도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코로나 환자를 돌본다는 이유만으로 행동 하나 하나 조심하며 일하고 살았다”며 “직원들도 조심스러웠던 그때 병원 관리자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자리를 만든 게 안타깝다”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자리를 만든 의료원 간부는 장문의 해명 글을 지난 7일 사내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이 간부는 게시판 글에서 “12월 8일 저녁 식사 자리는 새로 입사해 중환자실 진료를 같이 맡아 주신 선생님의 환영식을 저녁 식사로 갈음하고자 마련한 자리였으며, 외부 식당에서 (식사)할 수도 있었지만 중환자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해당 병동) 책임자인 제가 응급상황에 대처하기로 하고 원내에서 식사자리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날 책임자로서 술을 자제하였고, 자리가 9시쯤 파한 후 청소와 같은 뒷정리를 하고 마무리하였다”고도 했다. 그는 해당 직책을 사임하겠다면서 “(이 같은 일을 문제 삼는 것은) 그간 외롭게 쓰러진 동료들을 일으켜 세워가며 버텨온 음압병동 사람들의 명예를 깎아 내리는 일이자, 음압병동과 의료원 전체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다. 해당 간부가 ‘술을 자제했다’는 해명글을 두고 결국 “(소량이든 아니든) 술 먹고 진료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한 의료원 직원은 익명 게시판에서 “아래층에서는 코로나 환자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술자리에서 처방을 내렸다는 것인가”란 의견을 남겼다. 이와 관련 의료원 측은 “문제가 된 저녁 식사는 와인 한 병을 두고 한 환영회를 겸한 저녁 식사였을 뿐이며, 해당 간부는 술을 먹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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