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앞둔 文, 北에 대화 촉구.."평화 마지막 기회"

"北반응 대화거부는 아냐
남은 임기에 쫓기지 않을것"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남은 임기 1년,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겠다"며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뤄진 연설에서 이렇게 말하며 "긴 숙고의 시간도 이제 끝나고 있다.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 쫓기거나 조급해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리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갈 기회가 온다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명한 가능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남북 관계가 호전될 기미가 없다'는 지적에 문 대통령은 "북한의 반응은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도 이제 마지막 판단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마주 앉아서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북한이 호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를 앞둔 시점에서 북한에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라는 공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올여름과 내년 초 예정된 도쿄올림픽, 베이징동계올림픽 등을 통해 대북 대화의 불씨를 살려보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북한의 무응답,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올림픽 취소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한편 대북 정책을 긴밀히 조율해 남과 북,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를 복원하고 평화 협력의 발걸음을 다시 내딛기 위한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기본 목표로 싱가포르 선언의 토대 위에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점진적·실용적 접근으로 풀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염두에 둔 듯 "남북 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남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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