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은 국민의힘 초선들 "전두환, 진실 말하고 시민께 사죄해야"

"오월 광주의 희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
마른 천으로 비석 닦는 정화 작업도 진행

10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12명이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서울경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재판이 열린 10일 광주를 찾아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서 당시의 진실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광주 시민에게 사죄해 국민 통합과 화합의 길에 조금이나마 노력을 보태야 한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항소심 재판에 불출석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980년대 중반부터 광주항쟁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4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진상규명이 안 됐다는 점에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신군부에 맞선 오월 광주의 희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며 “5·18은 역사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과 화합의 씨앗이 돼야 하며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광주 정신으로 통합과 화합의 불을 밝힐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라며 “광주 시민에게 국민의힘의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직접 보여주고자 왔다.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10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12명이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사진제공=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여순사건 특별법의 국회 통과 등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우리가 지난해 총선 때 오만·자만해 의석을 많이 얻지 못했다. 국회에서 자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민주당이 우리에게 (지역 현안을) 설명해주면 상생과 화합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며 “광주 시민의 말씀을 많이 듣고 (지도부와 당에) 전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김미애·김형동·박형수·서정숙·유상범·윤주경·이영·이종성·조수진·조태용 국민의힘 의원과 김재섭·천하람 당협위원장 등 12명은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옛 전남도청,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했다.

이들은 민주묘지에서 마른 천으로 비석을 닦는 정화 작업을 30분가량 진행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비석 정화 작업을 한 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애 의원은 69년생 동갑내기 비석을 닦으면서 눈물을 보였으며, 김형동 의원도 정화 작업 중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10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12명이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한편 이날 전 전 대통령은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사건 1심에 이어 항소심 첫 재판에서도 불출석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항소심에서는 법리상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 진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맞지 않는 얘기”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기된 기일은 2주 후인 오는 24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사는 법정을 나서면서 다음 재판에도 전 전 대통령에게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