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거듭된 광주행·봉하마을 참배..대선앞 외연확대 '포석'

유경선 기자 2021. 5. 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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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이어 초선 광주행..봉하에선 "보수 노무현 되겠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0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5·18 진상규명'이 적힌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대에 힘쓰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와 초선의원들이 잇따라 광주를 찾았고, 당내에서는 '보수의 노무현이 되겠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국민의힘이 4·7 재보궐선거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자구책'이 유효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9명은 10일 광주를 방문했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7일 광주를 다녀간 지 사흘 만이다.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립 5·18 민주묘지 앞 '무릎 사과'로 물꼬를 텄다. 이후 김 권한대행 체제로 바뀐 뒤에도 당은 호남 친화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광주를 찾은 초선의원들은 광주를 향해 보다 직접적인 메시지를 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 불출석을 비판하면서 광주를 향한 사죄를 촉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거짓말쟁이'라고 적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광주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날은 항소심 첫 공판기일이었는데 전 전 대통령은 불출석했다.

박형수 의원은 5·18 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지금이라도 전 전 대통령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서 당시의 진실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광주시민에게 사죄함으로써 국민 통합과 화합의 길에 조금이나마 노력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동 의원도 "1980년대부터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했는데 4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지금이라도 전 전 대통령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서 당시의 진실을 명확히 얘기하고 광주시민에 사죄함으로써 국민 통합과 화합의 길에 조금이나마 노력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0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 마련된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 기념 '노먼 소프 기증자료 특별전'에 방문해 당시 5·18을 겪은 광주 시민에게 위로의 말을 전달하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이들은 이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외신기자로 현장을 취재했던 노먼 소프의 사진들을 관람했다. 계엄군과 시민군의 대치 상황 등을 찍은 그의 사진은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는데, 이를 보던 일부 의원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전날(9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하태경 의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와 묘소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방명록에 '노무현 정신'을 주제로 한 메시지를 작성했다.

하 의원은 '보수의 노무현이 되겠습니다'라고 했고, 박 시장은 '성숙한 민주주의와 공정한 사회를 위한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노 전 대통령의 꿈이 아직도 한국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했다"라며 "진보·보수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이어 "진보이면 이승만·박정희를 미워하고, 보수이면 김대중·노무현을 저평가하는 기존의 소모적 좌우 대립구도는 이제는 극복돼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두 사람의 봉하마을 방문은 부산시 여야정 협치 협약식을 앞두고 계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의 '호남 손내밀기'와 '노무현 정신' 거론은 모두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전국정당으로 거듭나면서 외연도 확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당대회 여론조사비율을 높이고 당원투표 비율은 줄이자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된다.

현재 국민의힘 당규는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비율을 7대3으로 정하고 있는데, 민심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개정해 확장성을 꾀하자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얼만큼 가시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4·7 재보선 승리 이후 이렇다 할 당내 리더십이 아직 자리를 잡지 않은 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등마저 드러나고 있어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노선 외연 확장 노력은 전당대회 이후 당 내부 상황이 정리된 이후에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하태경 의원 제공). 2021.5.9/ 뉴스1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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