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시즌 프로농구 키워드..외인에서 외인으로 끝났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5. 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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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한 안양 KGC 제러드 설린저. KBL 제공


프로야구에서는 외국인 투수 2명을 ‘원투펀치’라고 부른다. 마운드에서 이들의 활약이 팀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프로농구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농사가 한 시즌을 좌우한다. 2020~2021시즌에도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는 팀이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양 KGC가 대표적으로 외국인 선수 덕을 본 사례다. KGC는 제러드 설린저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GC는 시즌 중반까지만해도 외국인 고민을 안고 있던 팀이었다. 얼 클락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팀 전술에 녹아드는데 애를 먹었고 지난 시즌 뛰었던 크리스 맥컬러를 데려으나 그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때 선택한 선수가 설린저다.

설린저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정규리그 269경기를 뛴 경력이 있지만 2년 간의 공백이 있다는 변수가 있었다. 지난 3월 KGC에 합류한 설린저는 우려를 깨고 10경기에서 평균 30분24초를 뛰며 평균 25.3점, 11.7리바운드 등을 기록하며 팀의 6강 플레이오프를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6경기에서 거의 쉬지 않으며 평균 38분03초를 소화했고 평균 30.8득점 12.2리바운드 등의 활약으로 팀의 우승을 일궈냈다.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해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인천 전자랜드도 외국인 교체로 덕을 본 팀이다.

전자랜드는 지난 2월 말 교체 외인으로 NBA 출신인 조나단 모트리를 영입했다. 모트리는 초반에는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규리그 평균 18.1득점 7.7리바운드 등으로 팀의 6강 승선을 도왔다. 플레이오프 9경기에서 평균 31분20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경기당 25득점을 넣어 전자랜드의 ‘라스트 댄스’를 이끌었다. 특히 전주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48점을 퍼부으며 ‘원맨쇼’를 펼쳤다. 전자랜드의 도전은 5차전에서 끝이 났지만 모트리는 KBL에 이름을 알리면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정규리그 1위인 KCC는 외국인 선수 때문에 웃기도, 울기도 했다.

전주 KCC는 시즌 막판 KBL의 장수 외인 애런 헤인즈를 영입해 효과를 봤다. 헤인즈는 울산 현대모비스, 고양 오리온이 모두 영입을 고려했던 선수였다. KCC가 디제이 존슨의 대체 선수로 헤인즈를 데려오면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타일러 데이비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조 알렉산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알렉산더도 NBA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뒤늦은 합류로 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서울 SK도 외국인 선수의 부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시즌 외국인 MVP를 차지한 자밀 워니와 재계약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워니는 시즌 개막 전 체중이 불어난 모습으로 팀에 합류했고 한동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2019~2020시즌 평균 20.4점을 넣었던 워니는 이번 시즌에는 평균 17.7득점으로 득점력이 줄어들었다. SK는 결국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농구가 비시즌에 돌입하면서 각 구단들은 외국인 농사를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없었을 때에는 직접 외국으로 나가 선수를 선발했지만 이제는 영상으로 밖에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시즌 중 교체를 꾀할 때에도 자가격리 2주 기간을 보내야하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외국인 선발은 팀의 한 시즌을 좌우하기 때문에 어느때보다도 신중한 선택이 이뤄질 전망이다. 설린저처럼 NBA 경력이 있거나 KBL에서 이름을 알린 ‘경력자’ 외인들의 인기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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