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첫 형제 선발 김정빈-김정인 "다음 대결에서는 꼭 둘 다 5이닝" [스경X후일담]
[스포츠경향]
기쁨만큼 아쉬움도 있는 한 판이었다. 형제는 다시 한 번 맞대결을 하기로 약속하고 다음 경기에서는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 9일은 KBO 리그에서 작은 역사가 쓰였다.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리그 역사 40년 최초로 친형제가 상대팀의 선발로 나서 맞대결을 벌인 것이다. SSG는 형 김정빈(27)이, 키움은 동생 김정인(25)이 나섰다. 결과는 둘 다 3이닝 투구, 승패는 없었다.
둘의 선발 맞대결은 전날인 9일 SSG 김원형 감독이 김정빈의 10일 더블헤더 등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부터 가능성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경기 전날 이미 어느 정도 결정이 이뤄졌고 경기 당일 양 팀의 라인업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부터 두 구단은 이 뜻깊은 대결을 위해 지혜를 모았다.
결국 양 구단이 두 선수를 경기 전 만나게 해 나란히 소감을 물었고, 홈팀인 SSG의 주도하에 정리됐다. SSG는 두 선수의 어렸을 적 사진도 대거 공수해 자료로 배포했다.
형 김정빈을 야구로 이끌어 결국 형제 야구선수를 탄생시킨 두 사람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는 이날 랜더스필드에 오지 않았다. 대신 두 선수는 전화로 부모님께 선발 맞대결 소식을 전했다. 어머니는 형제의 대결에 혹시나 승과 패가 갈릴까 염려했으며, 아버지는 덤덤한 격려를 보냈다는 전언이다.
결과는 형 김정빈의 판정승이었다. 3이닝을 던져 2안타를 맞은 김정빈은 2회와 3회 두 번의 만루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모두 삼진과 범타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김정인은 1회 SSG 최정에게 벼락같은 솔로홈런을 맞은 게 아까웠다. 3회에는 정의윤의 적시타와 오태곤의 땅볼로 한 점씩을 추가로 헌납해 3실점했다. 결국 SSG는 키움에 4-3으로 이겨 팀 대결에서도 형의 승리였다.
하지만 누구도 선발의 잣대라 불리는 5이닝을 넘기지 못했던 게 안타까웠다. 사실 이날 2차전은 다음 날이 휴식일인 월요일이고 1승1패로 맞선 두 팀의 위닝시리즈가 절박했기에 초반부터 불펜자원을 쏟아붓는 총력전 양상이 됐다. SSG 김원형 감독, 키움 홍원기 감독 모두 형제의 맞대결을 대견해했지만 승부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형 김정빈은 경기 후 “동생과의 경기라 초반에는 긴장이 됐지만 후회없이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마침 9일 환갑을 맞은 아버지의 생신과 전날 8일 어버이날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 형은 “결과에 상관없이 두 아들이 1군에서 맞대결 할 수 있어서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행복하다고 전하고 싶다”며 “다음에는 꼭 둘 다 5이닝 이상을 던져 좋은 투수전을 하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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