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코로나 재확산에 울상짓는 삼성·LG..실적타격 '전전긍긍'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인도 내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현지 시장 확대를 노리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울상짓고 있다.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주를 중심으로 봉쇄조치(Lockdown)에 들어가 모든 경제 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올해도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700여 개사로, 주로 뉴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의 도시에서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이 지역에 있는 주 정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한 4월 말부터 봉쇄령을 연장 시행하고 있다.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에선 일부 필수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통행이 금지된다.
인도는 현재 약 13억9천3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수 2위다.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시장으로 꼽히지만 최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 명을 넘나들고, 하루 평균 사망자수가 이틀 연속 4천 명이 넘으면서 경제 활동이 전면 마비돼 혼란에 빠졌다.
이에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과 첸나이 가전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일단 직원들을 주 정부 지침에 따라 모두 재택 근무로 전환시켰다. 100여 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진 주재원과 현지 직원 등 임직원 5만여 명을 위해 백신 접종 비용과 의료 물품 지원에 나섰으며, 일부 주재원 가족들의 귀국도 지원하고 있다. 또 인도에 산소 발생기, 최소 잔여형 주사기(LDS) 등 물품과 구호기금을 합쳐 총 500만 달러(약 56억원)도 기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노이다 지역에서 가동 중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의 출장자·주재원 가족·협력사 직원 등 200여 명의 귀국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지에서 운영 중인 공장들은 일단 정상 가동 중"이라면서도 "상황이 워낙 심각해 주 정부 방침에 따라 대응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해지기 시작한 4월 말부터 노이다와 푸네 소재 공장의 생산 계획을 기존보다 축소했다. LG전자는 현지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을 생산 중으로, 생산량의 90%가 인도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일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 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심각할 땐 공장을 절반가량 축소 가동하고 있다"며 "주 정부 지침에 따라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재택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업체들은 인도 내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현지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처럼 실적에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인도에선 지난해에도 3월부터 인도 전역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2분기에 모든 경제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돼 각 업체들의 연간 매출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2% 줄어든 10조9천433억원을 기록했다. 12조9천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2019년보다 2조원가량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 감소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36.3% 오른 6천116억원을 기록하며 수익 향상에 집중한 모습을 보였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3% 줄어든 2조2천228억8천900만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2천277억7천500만원으로, 1년 새 26.8% 줄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작년 2분기에 인도 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 지역 봉쇄가 이뤄져 공장을 가동할 수가 없었다"며 "이 때 영향으로 작년 실적이 이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 탓에 삼성전자는 이번 인도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를 고려해 글로벌 사업 전략을 다시 세우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에도 코로나19 봉쇄령 여파로 인해 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면서 삼성전자 인도법인 매출 하락을 이끌었던 무선사업부의 긴장감은 더 높아진 모습이다. 이곳은 올해 '갤럭시' 스마트폰 중저가 라인과 인도 특화 제품을 내세워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소비자 수요가 위축돼 매출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아진 상태다.
LG전자 역시 인도 현지 내 상황을 본사에 수시로 보고하며 적절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매출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장 가동을 축소시킨 데다 지역 봉쇄로 상품 판매도 원활하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봉쇄 영향으로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부품을 인도 공장에서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제품을 생산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인도 현지에서 일부 주 정부는 생필품 외에 상품 배송도 못하게 해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힘든 상황인 만큼 각 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인도 실적은 좋을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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