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작가조합 측 "영진위 사무국장, '안마시술소 170만원'도 활동비냐?"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5. 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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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이하 SGK) 측이 횡령 의혹이 제기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김정석 사무국장 재신임에 유감을 표했다.

SGK는 10일 “영진위는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려 김정석 신임 사무국장에 대해 제기된 반론의 사실관계 확인하고 4월 1일 사실관계확인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의 결론은 임명에는 큰 문제 없다는 것”이라며 “영진위는 아중안마시술소를 비롯한 세 군데 안마시술소에 8회 170만 원을 지출한 것마저 부적절하긴 했으나 업무활동비였던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SGK는 “보고서가 내린 ‘임명에 큰 문제 없다’라는 결론의 대전제는 ‘협회 공금에 대한 개인적 사용은 없었다.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활동비를 과다하게 지출했을 뿐이다’이다. SGK 이사회는 2005년 10월 29일부터 2006년 3월 19일까지 5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김정석 당시 (사)전북독립영화협회 (이하 협회) 사무국장이 사용한 두 장의 협회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를 확보해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사용액은 2043만 5565원으로, 이것은 영진위의 조사위원회가 검토했던 카드사용 내역서와 동일한 내역서다. 결과, 보고서의 대전제에 대해 심대한 의구심이 들게 됐다”며 “김정석 당시 협회 사무국장이 사용한 2043만 5565원 중 약 70%에 달하는 1348만 187원이 업무와 무관하게 사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정석 당시 협회 사무국장은 안마시술소 아중안마시술소 외 2곳, 총 8건 168만원, 까르푸 마트 총 28건(전주 23건, 상암 5건) 263만 1297원, 업무 외로 추정되는 매장 이용 총 24건 573만 4010원 (던힐테크 105만원, 전자랜드 104만원, 롯데쇼핑 107만 1800원, 의류 2건 34만 8000원 등) 온라인 쇼핑 총 13건 121만 6330원, 주말 식사 및 음주 총 25건 189만 8550원, 전주 렌터카 총 2건 32만원 등 사적 용도로 업무활동비를 지출했다.

SGK는 “상기 내역에도 불구하고 보고서에서는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활동비를 과다하게 지출’ 혹은 ‘업무활동비의 일부 부적절한 지출’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특히 아중안마시술소가 위치한 전주의 아중지구는 모텔들과 위락시설이 들어선 유흥지역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시 협회 회장을 확인해본 결과, 협회가 2006년 4월부터 시작한 아시아문화동반자사업은 전주영화제에서 위탁받은 것이고, 전주영화제는 2005년 10월에 이미 해당 사업을 반영한 2006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협회에 해당 사업을 위탁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비영리민간단체였던 협회는 그에 맞추어 2005년 10월 11일 사단법인으로 전환되었고, 전언한 법인카드가 발급됐다. 즉, 전주영화제로부터 해당 사업을 위탁받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법인카드가 사용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진위는 상기 1348만 187원의 협회 공금 사용을 어떤 연유로 업무활동비로 인정하게 되셨는지, 그 근거를 밝혀달라”며 “이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김정석 신임 사무국장이 영진위 9인 위원회에 제출했던 소명서와 영진위 보고서는 모두 반려되어야 마땅하다. 허위 사실을 대전제로 삼아 논리를 세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고서는 김정석 신임 사무국장이 과다한 업무활동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이미 변상하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정한 것은 ‘과다하게 업무활동비를 쓴 것’에 대한 잘못일 뿐, 막상 문제가 되는 공금횡령은 철저히 부정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상기 법인카드 사용이 공금횡령이었다면, 자발적으로 금전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변상이 아니라, 형사 기소를 회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SGK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쾌거에 이어 윤여정이 또다시 아카데미상을 받음으로써 한국영화계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한국영화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큰 위기에 봉착해있다. 이러한 때에 김정석 신임 사무국장 임명이 과연 한국영화산업에서 정부의 기능을 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에 걸맞은 것이었느냐”며 “영진위 위원장과 9인 위원회, 그리고 감사께서는 각자의 명예를 걸고 본 사안을 엄중하게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영진위는 지난 2월 신임 사무국장으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부대표 등을 지낸 김정석 씨를 임용했다. 하지만 그가 2005년 전북독립영화협회 재직 시 국고보조금 중 일부를 부적절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그가 2010년 인천영상위원회 제작지원금을 용도 외로 사용했고, 당시 참여 스태프 인건비를 미지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진위는 3월9일 외부위원 2인을 위촉해 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관해 관련자·단체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했지만, 지난달 1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김 사무국장을 재신임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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