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남은 임기, 불가역적 평화 마지막 기회"..관건은 北 호응

노민호 기자 2021. 5. 1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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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美 대북정책 환영"..'불가역적 평화' 거론하며 北에 손짓
대남대미 비난전·美대화 제의 '거부' 北..'녹록지 않다' 평가도
1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전제, 싱가포르 선언 토대, 외교를 통한 해결 등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3대 원칙'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불가역적 평화'를 위해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북측의 호응이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한반도의 평화가 현재는 '미완의 평화'라고 평가하며, 남은 임기 동안 '불가역적 평화'로 만드는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최근 재검토 작업을 마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거론하며 "우리와 긴밀히 협력한 결과"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기본 목표로 싱가포르 선언의 토대 위에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점진적·실용적 접근으로 풀어나가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취임 한 바이든 대통령은 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한 것이라고 판단, 전면적인 대북정책 재조정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일련의 과정에는 동맹국들의 의견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미 국무·국방장관의 한국과 일본 방한, 미국에서 한미일 안보실장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30일 재검토 작업이 끝났음을 공개적으로 알리며, 대북정책의 큰 틀을 공개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조정된 실용적 접근'과 '단계적 접근법' 등 실용적인 외교 방식을 주요 특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단계적 접근법 부분과 관련해 전 정부와 다른 '점진적 타결'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구체적으로 '일괄타결식'을 강조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인 지난 2019년 2월 북미 정상은 하노이에서 만났지만 '영변 핵시설 폐기-대북제재 교환' 협상안을 미국이 거부하며 결국 '결렬'로 끝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른바 '스몰딜'을 통해 점진적으로 협상을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자신들의 대북정책이 버락 오바마 때의 '전략적 인내'과 트럼프의 일괄타결식과는 다른 '제3의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일련의 기대감을 낳고 있다. 아울러 '단계적·동시적' 방법론을 선호하는 북한으로서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다만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시작점'과 미국이 북한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반대급부' 등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의 세부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외교가에서는 조만간 일부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이달 하순 한미정상회담이 주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도 이날 기대감을 드러냈다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정책 전모가 다 안 밝혀졌지만 우리 정부가 바라는 방향과 거의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에 대해서 더 긴밀하게 협의하고자 한다"고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 당사국인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된 대북정책을 내놓고, 한미가 북한에게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공동으로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결국 북한의 호응 여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북미가 대화 테이블에 마지막으로 마주앉은 것은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 2019년 10월이다. 당시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북미는 실무협상을 가졌지만 결국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고 정권이 바뀐 현재까지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분위기도 좋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월 출범 후 '뉴욕채널' 등을 통해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거푸 퇴짜를 맞은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은 지난 2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발표하고 대남·대미 비난전에 열을 올리고 있어 북미 간 신경전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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