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정책 발표 전..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 '주목'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공조 강화 흐름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들이 일본에서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다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알려진 첫 3국 정보기관장 회의가 된다.
일본 TBS방송은 8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 등 한미일 3국 정보기관 수장들의 첫 회담을 다음 주 도쿄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우리 정부 소식통도 "조만간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가 열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후 일본 아사히·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매체들도 이와 같은 소식을 연달아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지난 9일 "정보기관장(박지원 원장)의 일정은 공개할 수 없기에 보도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사실관계'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번 한미일 정보기관장 간 만남은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알려진 회동이다.
이번 회의의 주요한 의제는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정세와 관련한 정보가 공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미국 행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3국 정보수장들은 최근 북한 동향에 대해 각국이 파악한 내용을 공유하고, 발표를 앞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 3월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탄)을 발사한 이후의 북한의 군사 동향, 향후 북한의 긴장 고조 여부 등 한반도 및 북한의 상황 관리를 위한 정보 교류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은 대북 정책 문제에 있어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 대북정책이 발표가 있기 전 한미일간 막판 조율을 기대해 볼만한 회의로, 북한을 외교로 이끌 적극적인 유인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울러 한미일 3국 정보수장이 모이는 만큼 반도체·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중 패권 경쟁의 영향을 받는 분야에서 미국이 정보 공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 11월 한미일 정보기관장이 미국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2019년 10월)과 관련 대북 문제가 논의됐으며,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를 포함한 한일 갈등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에 해법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3국 간 외교·안보 분야 고위 인사들이 함께하는 자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요시 여기는 '한미일 3각 안보공조'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일 국가안보수장들은 지난달 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안보실장 회담을 진행했으며, 한미일 합참의장은 같은달 29일 미 하와이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이달 5일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새로운 대북 정책에 관한 공조 강화'를 합의하기도 했다. 내달 4~5일쯤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때도 한미일 국방장관회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한미일 정보수장 회동 이후 헤인스 국장이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헤인스 국장이 방한 할 경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나 미국 대북 정책 발표·한미 정상회담 등에 대한 정책을 조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미일 정보기관장 간 비공개 회동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부터 정례적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이번 회동 이후로도 3국간 정보 협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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