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김흥국의 '불운', '미투 혐의' 벗으니 '뺑소니 악몽'
"오토바이 이상행동" 주장 근거인 '블랙박스 비밀' 관심
[더팩트|강일홍 기자] 주말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김흥국을 만났습니다. 그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했기 때문인데요.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지난 6일 뒤늦게 알려졌었죠.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 김흥국은 또 한번 불미스런 사건 속 주인공으로 휘말려 들었습니다. 최종 무혐의로 판명돼 억울함을 풀었지만 '미투사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듯 그의 '불운'은 순식간에 회자됐습니다.
김흥국은 할 말이 많아보였습니다. 그는 경찰을 통해 언론에 공개된 뒤 이 블랙박스 영상을 100번 이상 반복해서 봤다고 합니다. "기자님도 이미 영상을 보셨겠지만 일반적으로 부닥칠 것 같은 상황이면 속도를 줄이거나 반사적으로 옆으로 피하려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너무 반듯이 서커스하는 사람들 기술처럼 지나가잖아요." 그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자신의 차와 접촉하기 직전 결정적인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로 영상 안에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차량 블랙박스를 경찰에 증거로 넘길 때까진 저도 몰랐거든요. 오토바이 운전자가 신호를 무시하고 제 차로 달려듭니다. 저는 비보호에서 좌회전하려다가 빨간 불을 확인하고 멈칫 선 순간이고요. 자세히 보시면 오토바이가 일부러 제 차 방향으로 살짝 꺾었다가 앞 범퍼를 치면서 미끄러지듯 지나갑니다. 의도적인 접촉이라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마치 숙련된 기술처럼요. "
◆ '뺑소니' 진위여부, 미투 터널서 막 벗어난 김흥국한테는 '절박'
필자는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김흥국의 주장을 영상만으로 단정하기 힘들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그의 주장대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서있는 자신의 차량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같은 방향으로 꺾었는지 여부'였는데요. I대학 자동차 관련학과 박 모 교수는 "통상 운전자는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면 찰나의 순간에도 피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게 정상인데 그런 반사행동을 하지 않는 게 의아하다"고 말합니다.
이 사고는 김흥국이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20분쯤 자택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 사거리에서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운전하던 중 일어났습니다. 그는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로 입건됐고, 경찰 조사를 받은 뒤엔 자신이 왜 뺑소니로 내몰렸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특히 사고 당시엔 눈치 채지 못했던 것들이 이후 상대방이 보여준 여러 언행들을 보면서 차츰 얼개가 그려졌다는 겁니다.
"차를 세게 받거나, 오토바이 운전자가 내 앞에서 넘어지거나 쓰러졌으면 나도 차에서 내렸을 텐데 그러지를 않았어요. 오토바이 운전자가 그냥 가길래 나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넘어갔습니다. 직접 내려서 확인하지 못한 건 저의 불찰이지만 사고 주변에서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도 다들 오토바이 운전자가 나쁘다고 말했거든요. 근데 이 분이 차 넘버를 적어 뺑소니로 신고했더라고요. 경찰 연락을 받고서야 뒤늦게 알게 된 거죠."
◆ 감정적 대응보다 객관적 증거에 의한 냉정한 판단과 대응 중요
김흥국이 이번 교통사고에 대한 상대방의 태도를 의심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경찰에 뺑소니로 신고한 뒤 금전 보상 액수까지 제시하며 '빨리 합의해달라'는 적극 요구 때문입니다. 사고 후 보험회사에 신고하고 경찰 조사도 받았는데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자꾸 합의부터 하자고 종용을 했다는건데요. 통상 사고를 내고 처지가 불리한 가해자 쪽이 합의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 정반대 상황이었다는 거죠.
실제로 <더팩트>가 확보한 통화 녹취록에는 의심이 갈 만한 정황들이 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김흥국의 대리인(김흥국 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라서 어렵고 힘들다, 병원도 안 갈거다, 어차피 뺑소니를 해결하려면 수천만 원이 들게 돼 있다, 그 돈을 딴 데 쓰느니 (나한테) 주면 되지 않느냐, 제시하는 금액이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3500(만 원) 정도는 줘야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운전자들 간 접촉사고는 부지기수입니다. 때론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일도 허다합니다. 차량 블랙박스나 주변 CCTV에 찍혔어도 완벽하게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힘들 때가 많기 때문인데요. 경찰 조사가 끝나면 결론이 나오겠지만 '미투' 터널을 막 벗어난 김흥국한테는 그 실체 규명이 더욱 절박한 처지입니다. 다만 억울함을 앞세운 감정적 대응보다는 객관적 증거에 의한 냉정한 판단과 대응이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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