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계속되는 기록 행진.. 시즌 22호골 '커리어하이'

EPL 리즈 상대로 동점골 작렬
리그선 17호골.. 차범근과 타이
팀은 패배.. UCL 가능성 희박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오른쪽)이 8일 영국 리즈 앨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EPL 35라운드 경기에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완성하는 득점을 성공시키고 있다. 리즈=AFP연합뉴스

일반적으로 20대 후반 나이를 축구선수의 전성기로 꼽는다. 아직 신체능력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경험을 최대한으로 쌓을 시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이때 원하는 성취를 이루는 선수는 의외로 많지 않다.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통해 꾸준히 성장해야만 가능한 고지다. 손흥민(토트넘)은 이를 이뤄낸 선수다. 2010∼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데뷔한 뒤 특유의 스피드에 강력한 슈팅, 영리한 움직임, 패스능력 등을 하나씩 습득해왔다.

그 성장이 마침내 결실로 이어졌다. 29세의 공격수 손흥민이 마침내 득점에서 ‘커리어하이(개인 최다 신기록)’를 달성한 것. 그는 8일 영국 리즈 앨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렸다. 스튜어트 댈러스에게 선제골을 내줘 0-1로 뒤지던 전반 25분 골이 터졌다. 센터 서클에서부터 쇄도하던 델리 알리가 상대 선수들 사이로 보내준 공을 받아 페널티 지역 안으로 침투한 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로 그물을 흔들었다.

이로써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2번째 골을 넣으며 2016~2017시즌 21골을 넘어 개인 최다 득점 시즌을 완성했다. 아울러 리그에서는 17호골을 기록했다. 이는 1985~1986시즌 차범근이 독일 리그에서 만든 17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다만, 아쉽게도 손흥민의 반가운 득점이 팀 승리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 42분 패트릭 뱀포드에게 결승골을 내줘 1-2로 뒤진 채 후반에 나섰고, 후반 39분 로드리고 모레노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토트넘은 끝내 1-3으로 무너졌다. 이 패배로 16승8무11패 승점 56에 머물렀고, 순위는 7위로 하락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 획득 가능성은 이제 거의 희미해졌다. 리그가 3경기 남은 상황에서 마지노선인 4위 자리의 레스터시티(승점 63)와의 승점 차가 7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국 ABC방송 산하 통계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에서 예측한 티켓 획득 확률도 2%에 불과하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토트넘 선수들은 내년 시즌 UCL 무대를 밟을 수 없다.

UCL 진출 실패는 토트넘 핵심 선수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팀의 핵심인 해리 케인이 리그 우승과 UCL 도전을 위해 이적을 요청할 것이라는 현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만약 케인이 떠나 토트넘 전력이 대폭 약해질 경우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듯했던 손흥민의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