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묘인 줄 알고.. 남의 분묘 발굴해 화장한 60대

조홍복 기자 2021. 5. 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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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성묘객들이 성묘하고 있다. 사진 내용은 기사와 무관함.

지난해 5월 A(여·63)씨는 강원도 한 야산에서 둥그렇게 흙을 쌓아올린 분묘(墳墓)를 파헤쳤다. 아버지 무덤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장(移葬) 당시 주변에 여러 묘지가 많아 A씨는 부친의 정확한 봉분 위치를 몰랐다. 그런데도 분묘 발굴을 강행했고, 결국 이 유골은 엉뚱한 사람의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는 이 같은 혐의(분묘 발굴과 장사 등에 관한 법 위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가 팠던 분묘는 그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인 B씨 친할머니 묘였다. A씨는 이 묘를 파헤쳐 유골을 꺼낸 뒤 휴대용 부탄가스를 부착해 불꽃을 일으키는 기구인 토치로 태운 뒤 가루로 만들어 다른 장소에 묻기까지 했다. 정해진 화장장 외에서 화장하는 것도 불법이다.

박 판사는 “A씨는 이장할 아버지의 분묘 위치를 정확히 몰라 다른 사자(死者)의 분묘를 잘못 발굴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를 간과했다”며 “현장에서 토치를 사용해 화장해 묻는 범행도 저질렀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집행유예 선고 이유에 대해 “피해자 측은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을 원하지만 악의가 없어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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