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은 느려도, 꾸준한 승리..유희관 '100승 고지' 눈앞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대
SSG 형 김정빈·키움 동생 김정인
프로야구 첫 '형제 선발' 맞대결
[경향신문]
프로야구 두산 유희관(35)은 KBO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느린 공을 던진다. 속구 평균구속이 시속 128.6㎞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투수의 실력이 구속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2009년 데뷔 후 13시즌 동안 성적으로 증명해 왔다. 그럼에도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아 원 소속팀 두산과 1년, 최대 10억원에 계약했다. 여전히 빠르지 않은 공이지만 두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에 포함됐고,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중요한 1승을 더했다.
유희관이 9일 광주 -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6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4회 허경민의 홈런과 5회 박계범(이상 두산)의 적시타로 2점의 리드를 안아 승리 요건을 눈앞에 뒀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위기가 찾아왔다. 5회말 KIA 선두타자 김호령에게 2루타를 맞았고, 2사 뒤 연속 볼넷이 나오면서 2사 만루가 됐다. 안타 1개를 더 맞으면 승리가 날아갈 위기였다. 정재훈 두산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향해 걸어올 때 유희관의 투구 수는 80개를 넘겼다. 유희관의 표정이 복잡했다. 착잡함과 기대감, 아쉬움이 모두 섞였다.
두산 벤치가 유희관을 믿었다. 유희관은 유민상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6회에는 팀 타선이 2점을 더했고, 유희관은 KIA 세 타자를 뜬공으로 처리한 뒤 7회부터 김명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 수는 100개였다.
두산이 9-0으로 이기면서 유희관의 승리가 결정됐다. 2013년부터 8시즌 동안 매년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유희관의 통산 99번째 승리였다. KBO리그 통산 다승 순위에서 류현진(토론토·98승)을 제치고 단독 32위가 됐다. 현역 투수 중에서는 장원준(두산·129승), 차우찬(LG·110승), 송승준(롯데·109승)에 이은 4위다.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유희관은 지난 4월 4번의 선발 등판에서 0승2패, 평균자책 9.60을 기록했다. 지난 2일 SSG전에서 5이닝 4실점(2자책)으로 첫 승리를 따냈고, 이날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건재를 알렸다.
유희관은 이제 1승을 더하면 100승 투수에 오른다.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향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날 KBO리그에선 더블헤더 4경기 포함, 모두 9경기가 열렸다. 두산은 1차전 5-3 승리에 이어 2차전도 이겼고, SSG도 키움에 4-1, 4-3으로 모두 이겼다. 2차전에서 SSG 선발 김정빈과 키움 선발 김정인은 KBO사상 최초 형제 선발 등판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수원 KT-NC전, 잠실 LG-한화전은 1승1패씩을 나눠가졌다. 선두 삼성은 대구에서 롯데에 8-6으로 이겼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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