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4년] 용두사미 된 대북정책.. "美·中갈등 큰틀에서 길게 봐야"

임재섭 2021. 5. 9. 19: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재인 정부 4년간 '롤러코스터 대북외교'에 북한 '비핵화' 문제가 교착상태에서 빠지면서 이른바 대북정책이 '용두사미'(龍頭蛇尾·용 머리에 뱀 꼬리)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북한 문제나 중국 문제,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가 전부 악화된 상황"이라며 "원인은 북한을 너무 믿었고, 모든 문제를 북한으로 중심으로 풀어가려 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북정책 부문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대화 단절
방역으로 물꼬 노력.. 北 무반응
전문가 "北 중심 외교정책 탈피
한반도 정세 안정관리 집중해야"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 4년간 '롤러코스터 대북외교'에 북한 '비핵화' 문제가 교착상태에서 빠지면서 이른바 대북정책이 '용두사미'(龍頭蛇尾·용 머리에 뱀 꼬리)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남은 임기 1년 동안에도 북 비핵화 해결 단초는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도쿄 올림픽·백신 협력 등 다방면에서 북한과 대화의 창구를 열어 임기 말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이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문제에 매달리기보다는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0일로 4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는 외교 정책에서 북한에 거의 '올인' 했다. 임기 첫해인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6차 핵실험을 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으나, 인내하면서 북한을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로 불러들여 남·북·미 3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남북 긴장을 완화하는 데 성공한 문재인 정부는 이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도왔고, 다시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을 실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비핵화 논의가 멈추면서, 남북 분위기도 냉각됐다.

특히 지난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북한의 '본심'이 확인되면서 남북관계는 대화가 단절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한반도 운전대론은 더욱 멀어졌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등을 통해 북한과 대화를 다시 이어나가려 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렇다 할 호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오는 5월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오는 6월 열리는 G7 회의 등에서 남북미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북한보다는 중국을 먼저 압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남은 1년 동안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북한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미·중 갈등이라는 큰 틀에서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북한 문제나 중국 문제,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가 전부 악화된 상황"이라며 "원인은 북한을 너무 믿었고, 모든 문제를 북한으로 중심으로 풀어가려 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외교·안보 상황이 어려울수록 북한 문제에 매달리기보다는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삼고, 거꾸로 접근해야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의 정책적 한계를 말하기보다도 전반적인 세계정세가 미·중 갈등 등으로 최근 몇십 년간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 않느냐"며 "이 과정에서 전반적 흐름을 같이 봐야 하는데, 남북관계와 한반도 문제를 너무 우선시하다 보니 대처를 못 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주변국과 협력 차원에서 남은 1년 선택을 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중간 갈등 속에서 우리가 어떤 입장과 위치를 취할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또 북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정부가 노력한 것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고 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임기 내에 반드시 업적을 내려고 조급하게 무리하기보다는 국내 정치와 분리해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