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반도체전쟁서 승리해야 하는 이유

2021. 5. 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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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광주 서구을)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을)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승리자는 지배했고, 패배자는 지배당했다. 전쟁을 추동하는 요인 중 가장 큰 요인은 기술력이다. 첨단 기술을 가진 문명은 그렇지 못한 문명을 지배했다. 기술력은 부국강병의 첩경이다. 농업 혁명의 철기 제련술, 대항해 시대를 열어젖힌 항해술, 산업 혁명을 일으킨 증기·내연 기관, 제국주의를 주도한 화포술, 1·2 세계 대전의 핵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첨단 기술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문명을 뒤흔들 전쟁을 동반했다.

지금의 반도체가 그렇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문명사적 전환은 반도체 혁명이다. 반도체 없이는 그 무엇도 설명되지 않는다. 산업, 아니 인류 삶의 모든 근간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다. 반도체는 전기를 통제하고 활용하는 장치다. 패러데이 법칙 발견과 전구 발명 이래 인간이 전기를 통제하기 위한 최적의 결과물이 바로 반도체다. 전기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그 자체로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빛, 열, 저장, 연산, AI에 이르기까지 활용 범위에 제한이 없다. 단, 반도체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자장비로 산업 구조가 전환된다는 점이다. 내연기관을 반도체가 대체하고 있다.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내연기관에서 전자장비로 가장 빠르게 전환 중인 것이 바로 자동차다.

그런 면에서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예고편에 불과하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반도체 부족을 겪게 될 것이다. 교통수단은 물론 의료와 돌봄, 무기 체계에 이르기까지 반도체의 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예견한 미래의 신(神), 데이터 신(神)조차 반도체 없이는 존재하지 못한다. 단언컨대 반도체는 21세기 인류 역사를 새롭게 편성할 문명의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이런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문명의 게임-체인저를 확보해 세계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그랜드 전략이다. 유럽, 일본, 대만 등 거의 모든 선진국이 반도체 전쟁에 뛰어드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제국주의 시절 열강들이 자원 확보를 위해 식민지 쟁탈전에 국운을 걸었다면, 지금은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기술 제국주의 시대인 21세기, 반도체는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전략 자원이다.

반도체는 그 자체로 외교고, 안보며, 무기일 수밖에 없다. 반도체를 쥐는 나라가 세계의 패권을 쥐게 된다. 그러므로 이번 반도체 패권 전쟁을 산업적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안 된다. 세계 패권의 재편 과정의 능동자가 될지, 수동자가 될지 이 반도체 세계 대전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1·2차 대전과 달리 우리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패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 대전에서만큼은 우리도 주변자가 아닌 당사자다.

대한민국은 이 전쟁을 결코 피해서는 안 된다. 선진국 입구에서 낙오할지, 선진국을 초월한 선도국가가 될지 이번 싸움에 달려 있다. 이길 생각만 해야 한다. 피할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단군 이래 주어진 최고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공교롭게 예비전도 치렀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규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 싸움에서 우리가 가진 메모리 반도체의 힘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최고의 기업들도 우리 반도체 없이는 게임기 하나 제대로 만들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감을 얻은 순간이다.

작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중국의 공룡기업 화웨이가 총도, 칼도, 돈도, 아닌 기술로 옥죄자 그대로 거꾸러졌다. 우리라고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이 두 사건에서 힌트를 찾아야 한다.

반도체는 미국에서 시작된 산업이다. 거의 모든 원천 기술을 미국이 보유 중이다. 이를 유념해야 한다. 다만 굴욕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의 메모리 반도체 패권은 일본조차 두려워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확고히 해야 한다. 충분한 진의를 보임과 동시에 반도체 동맹으로서의 우리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반도체가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해줄 정량적 데이터에 기반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우리에게 놓칠 수 없는 큰 시장이다. 자극할 필요는 없지만, 미국과 보조를 같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아무리 중국이라지만 그들에게 우리의 반도체는 매우 절실하다. 이를 집요하게 이용해야 할 것이다.제일 중요한 것은 자강이다. 우리의 반도체 패권은 우리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 기술력 확보와 인재 양성만으로 가능하다. 독일 비스마르크에게 식민지 대신 화학이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오직 인재만 있다. 지독하고 집요하게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인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반도체 전쟁의 알파와 오메가가 바로 인재다.

파격을 넘어서는 초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산업 부흥의 단순한 차원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견될 당·정·청과 산·학·연이 함께 하는 범국가적 계획이 필요하다. 반도체 제국주의 시대의 승리자가 될 최선책이다.

힘없는 약소국 설움과 식민 지배의 아픔은 지난 100년으로 족하다. 그 설움과 아픔을 끊어낼 절호의 기회가 왔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해 지금의 반도체 세계 대전에서 승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가 그 선봉에 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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