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1%P 뛰면 이자 12조 늘어.. 영끌·빚투에 '시한폭탄'
소비자물가지수 1년새 2.3% 올라
상승세 지속땐 인상 가능성 커져
자영업자 부담 5조 2000억 늘어나
서민·영세업자 적지 않은 타격 전망
은행 주담대 이미 최대 0.9%P 뛰어
9일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11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계 평균 자산과 부채를 조사한 통계청의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수치를 기준으로 한 추정치다. 당시 조사에서 가구당 평균 부채는 8256만원이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소득 5분위별 부채는 소득 상위 20%인 5분위가 1억8645만원 △4분위 9975만원 △3분위 6851만원 △2분위 4056만원 △1분위 1752만원이다. 각 소득분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5분위 44.1% △4분위 25.6% △3분위 17% △2분위 9.4% △1분위 3.9%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계층에 빚이 집중돼 있기는 하지만, 4분위 이하 계층의 빚 부담도 적지 않다. 5분위 고소득층을 뺀 저소득층과 중산층만 계산해도 대출금리 1%포인트 상승 시 이자가 6조6000억원이 늘어난다.
한은의 이자 부담 증가 규모 추정치는 가계대출의 경우 지난해 3월, 자영업자는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한 만큼 실제 금리 상승 시 이자 증가 규모는 이보다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 빚은 빠르게 불어났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1003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900조원을 넘긴 지 11개월 만에 빚이 100조원 불어났다.
좀 더 범위를 확장해 보면 은행 빚을 포함해 보험사·증권사 등 금융기관 전체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액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26조1000억원이나 된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다. 가계가 돈을 빌려 집을 사거나 증권이나 코인 등 ‘빚투’에 나선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이미 시중 금리는 오름세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7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7∼3.64%다. 지난해 7월 말의 1.99∼3.51%와 비교해 하단은 0.58%포인트, 상단은 0.13%포인트 올랐다.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는 연 2.55∼3.9%로, 최저 금리가 0.3%포인트 올랐다.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은행에 따라 최대 0.89%포인트가 올랐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고 정부 정책에 따라 우대금리가 축소된 영향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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