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석'의 편안함 지상으로 옮겨놓은 'S-클래스' [시승기]
독일어로 최상급, 특별한 등급을 의미하는 이 단어의 약칭인 ‘S-클래스’는 이제 메르세데스-벤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이 단어를 들으면 보닛에 은색 삼각별을 단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대형 세단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70년간 이어져 온 S-클래스의 전통과 첨단 기술이 조화된 7세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지난 5일 시승했다. 이날 시승은 경기 용인의 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출발해 충남 아산의 한 카페까지 편도 약 70㎞를 S580 4매틱의 뒷좌석에 앉아 시승했고, 돌아오는 길에는 S400d 4매틱의 운전대를 직접 잡았다.
◆웅장하고 유려한 내·외관
S-클래스는 그동안 전 세계에서 400만대 이상 팔리며 최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군림했다. 이번 모델도 외관은 과거의 웅장하고 기품있는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첫인상은 5.2m가 넘는 긴 차체가 뿜어내는 존재감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새로 적용된 ‘디지털 라이트’는 시각적 세련미까지 더했다. 옆선은 핸들이 차 안으로 들어가는 ‘플러시 도어 핸들’이 적용돼 더 날렵해졌다.
뒷좌석에 앉자, 항공기 일등석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리클라이너’ 버튼을 누르면 조수석 시트와 헤드레스트가 앞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며 접혔다. 등받이는 43.5도까지 뒤로 눕힐 수 있으며 종아리 받침대까지 있어 마치 비행기 일등석을 탄 듯한 편안한 자세를 차 안에서도 취할 수가 있었다.
S-클래스는 벤츠의 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된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12.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앙 디스플레이’다. 그동안 물리적 버튼을 고수했던 벤츠도 이제 터치 시대를 인정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변화로 이해됐다. 운전 중 조작하기에도 편하게 큰 그림이 직관적으로 표시됐다. 또 각 콘텐츠를 운전석과 뒷좌석에서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MBUX)가 설계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뒷좌석에서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설정해 운전석 옆 중앙 디스플레이로 공유할 수 있고, 반대로 운전석에서 재생한 콘텐츠를 뒷좌석 화면으로 공유할 수도 있었다. 64가지 색의 앰비언트 라이트는 자칫 지겨워질 수 있는 차의 분위기를 매번 새롭게 만들어줄 것 같았다.
1시간여의 뒷좌석 체험 후 직접 운전대를 잡자 편안하기만 했던 차가 역동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알루미늄을 50% 이상 쓴 차체 덕분에 차가 한층 더 견고하면서도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진보된 운전 보조 패키지는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미리 사고 위험을 경고했다. 전방에 차량이 있는 상황에서 계속 가속을 하면 화면에 위험을 알리는 빨간 신호가 들어왔다. 특히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보조’ 기능은 브레이크 제어를 통해 차선을 유지하던 이전 방식과 달리 스티어링 휠을 제어해 좀 더 부드러운 개입이 이뤄졌다.
그동안 기계 기술 기반의 자동차로는 독일이 세계 최고로 통했다. 그런데 최근 ‘자율주행’과 ‘전기차’라는 신기술이 접목되면서 ‘모델S’를 보유한 테슬라 같은 신흥 경쟁자가 부상하고 있다. 7세대 S-클래스는 현재 레벨2 수준의 첨단주행보조시스템(ADAS)이 구현되며 올해 독일에서부터 라이다를 활용한 레벨3 수준의 조건부 자율주행(드라이브 파일럿)이 실현될 예정이다. S-클래스의 기본기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만큼 앞으로는 자율주행 기술 수준에 따라 ‘존더클라세’의 명성이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용인·아산=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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