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가격지수 11개월 연속 올라..2분기 밥상 물가 '불안'

이호준 기자 2021. 5. 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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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의 농수산물 코너에서 9일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20.9…전달보다 1.7% 상승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 오름세 속
최근 해상운임 상승 여파 겹쳐
중국, 수입 확대…수급 불안 더해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국제곡물가격이 쉬지 않고 오르는 데다, 해상운임 상승 여파까지 겹치면서 국내 밥상 물가 관리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한 달 전보다 1.7% 오른 120.9를 기록했다.

FAO는 1990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을 모니터링해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별로 매월 작성해 발표한다. 2002년에서 2004년 사이 해당 품목 평균가격이 기준인 100이다.

곡물은 전월보다 1.2% 상승한 125.1로 집계됐다. 옥수수는 미국의 파종 면적 추정치가 예상을 밑도는 데다 아르헨티나·브라질 등에서는 작황이 부진해 공급이 예년 같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설탕은 100.0으로, 전월보다 3.9% 뛰어오르며 모든 품목군 중 가장 상승폭이 컸다. 1년 전과 비하면 58.2%나 폭등한 것이다. 사탕수수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수확이 지연된 데다 브라질 헤알화가 미국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올랐다. 이 밖에 유지류 1.8%, 육류 1.7%, 유제품 1.2% 등 5개 품목군이 고루 다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세계식량가격지수 상승폭은 전달(2.5%) 대비 소폭 둔화된 것이지만, 진짜 문제는 폭등하는 해상운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국제곡물 전망을 보면 올 2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4.3% 오른 143.6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국내 수입가격을 전망하는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 111.0, 사료용 109.7로 전 분기 대비 각각 8.5%, 9.8%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수입단가지수 상승률이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도는 것으로, 작황 부진 같은 수급 불안에 최근 폭등한 해상운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상승률이 크게 치솟은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4월 발틱 건화물 운임지수(BDI)는 한 달 전보다는 18%, 1년 전보다는 258.7%나 상승했다.

여기에 중국이 미국산 곡물 수입 규모를 확대하면서 수급 불안에 대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앞서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이슈로 감축했던 미국산 곡물 수입을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해 미국산 옥수수 수입량은 434만t으로 2019년 대비 1000% 이상 폭증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는 중이다. 중국 해관총서를 보면 지난 1∼3월 미국 등지에서 중국이 수입한 밀과 옥수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9.9%, 438.4%씩 증가했다. 콩도 19.1%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제곡물 등 세계식량가격에 중요한 변수인 중국 곡물 수급 및 미국, 남미 등 주산지 작황 상황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위기 대응을 위해 관계부처·기관·업계 간 협력을 지속 강화하고, 향후 국제곡물가격 추가 상승 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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