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신호탄 쏜 박용진, 소장파 대표주자가 될 수 있을까
재벌개혁·유치원3법 등 의정활동 성과 多
소장파 정치인의 도전 당내 높은 평가
박 의원은 ‘국민행복주거’, ‘국민행복자산’, ‘국민행복병역’, ‘국민행복배당’, ‘국민행복창업’ 등 다섯 가지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 국민행복주거는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주택 공급 확대, 국민행복자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 조성을 통한 국부 관리 및 연금 개혁, 국민행복병역은 모병제 전환과 남녀 평등복무, 국민행복배당은 국민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국민에게 나눠주는 시스템, 국민행복창업은 규제 혁파를 통한 유니콘 기업 육성 등이다.
재선인 박 의원은 초선 시절 ‘국감 스타’로 이름을 떨쳤다. 정무위에서 현대차 결함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리콜을 끌어냈다. 삼성 등 재벌개혁 문제도 과감히 문제제기한 결과 이건희 전 회장 차명계좌 세금 환수 등의 성과를 냈다. 교육위에서는 사립유치원 감사 적발 사항을 공개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어 사립 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을 발의해 통과시키는데 앞장섰다. 박 의원은 ‘소신파’로도 분류된다. 특히 2019년 ‘조국 사태’ 때는 같은 당 금태섭·김해영·조응천 의원 등 이른바 ‘조금박해’와 비판 대열에 서면서 소신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40대 정동영·원희룡 대선 도전 후 당 주축으로
박 의원의 도전은 앞선 소장파 정치인들과 비교된다. 16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정동영 의원은 천정배, 신기남 의원과 ‘정풍 운동’을 이끌어 동교동계 좌장이었던 권노갑 최고위원을 비판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이 때부터 그는 민주당 내 개혁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후 16대 대선 경선에 출마한 정동영은 낮은 지지율에도 완주했다. 광주 경선 이후 ‘노무현 바람’이 거세게 불며 경쟁 후보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가운데 정동연 원칙을 지키는 모습으로 호감도를 높였다. 날개를 단 정동영은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고, 당 의장과 노무현정부 통일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다음 대선 여당 후보까지 올랐다.
박 의원의 지지율은 미약한 편이다. 5%를 넘어본 적이 없다. 대선판에서는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지지를 받아야 ‘유의미한 후보’로 평가받는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뿐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정치인이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나무랄 것이 없지 않겠느냐”라면서도 “그러나 크게 주목을 받으려면 민주당 내에서 혁신과 쇄신, 다른 주자들이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초선 시절 유치원3법 등 성과가 있던 점은 높게 평가받는다”면서도 “다만 당 내 세력화를 할 수 있을지, 중도층 유권자로부터 어느 정도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출마선언식에는 10여명의 동료의원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대선을 유력한 특정 주자들만의 게임이 아닌 최고의 정치 축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박 의원 같은 젊은 정치인의 도전이 중요하다며 격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 대선 도전의 신호탄을 가장 젊은 후보가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굉장히 신선하지 않느냐”며 “친문 대 비문 등의 낡은 구도를 다른 측면에서 만들어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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