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혐 기업' 딱지에.. 몸 사리는 유통업계

김아름 2021. 5. 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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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남혐 사냥'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남혐 기업'이라는 낙인을 초래하는 사례가 늘자 기업들도 태도를 '관망'에서 적극적인 '해명 혹은 항변'으로 바꿔가는 추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NS 등을 통해 '남혐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은 기업들은 GS25를 시작으로 제너시스BBQ, 무신사, 오비맥주, 교촌치킨, CU, 이마트, 다이소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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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이어 BBQ·무신사도 낙인
'관망'서 적극적으로 해명 나서
업계 "불매유발 등 지나친 행동"
유통업계가 때아닌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제너시스BBQ 홈페이지>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유통업계가 '남혐 사냥'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남혐 기업'이라는 낙인을 초래하는 사례가 늘자 기업들도 태도를 '관망'에서 적극적인 '해명 혹은 항변'으로 바꿔가는 추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NS 등을 통해 '남혐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은 기업들은 GS25를 시작으로 제너시스BBQ, 무신사, 오비맥주, 교촌치킨, CU, 이마트, 다이소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을 홍보물에 사용했다는 이유다. 최근 공개된 홍보물 뿐만 아니라 몇 년 전의 홍보물까지 찾아내 '남혐기업 인증'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메갈 이미지' 찾기를 놀이로 즐기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태가 확산하자 기업들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태의 시작점이 된 GS25가 해명없이 몇 차례 홍보물 이미지를 수정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했다가 질타를 받은 것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제너시스BBQ의 경우 네티즌들이 한 상품 소개 이미지에서 '남혐 이미지'가 있다고 지적하자 바로 상품 페이지를 수정한 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BBQ는 "과거 모든 제작물에 대하여 철저한 전수조사 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 삭제 조치할 것이며 문제가 발견된다면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의 '남혐 사냥'이 빠르게 불매운동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빠른 사과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반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동작을 표현했음에도 일부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남혐 프레임'에 갇혀 기업을 매도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자의적인 평가와 판단으로 일종의 '검열'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지적을 받았던 무신사는 "이번 이미지 구도는 오랜 기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작은 물건을 잡는 이미지에서 일반적인 구도로 활용돼 왔다"며 "명확히 구분되는 심볼이나 제스처 등과 달리 그동안 수없이 만들어진 디자인과 유사한 구도의 이미지까지 문제삼는다면 이는 분명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어 또다른 혐오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제맥주 자회사 핸드앤몰트의 로고가 '메갈리아'의 표식이라 지적당한 오비맥주 역시 "해당 이미지는 아르헨티나의 디자인 회사에 의뢰해 만든 것"이라고 선 긋기에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남성혐오 사상을 모두가 이용하는 브랜드의 홍보물에 넣었다면 당연히 문제가 된다"면서도 "비슷한 표식을 모두 '메갈'로 몰아 남혐 기업 딱지를 붙이고 불매운동을 유발하는 것은 지나친 행동"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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