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대출금리 1%P 뛰면 가계 이자 부담 12조 는다

박효재 기자 2021. 5. 9. 13: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은, 이자 부담 추산 자료
자영업자 대출 777조 넘어
이자 5조원 이상 증가 예상

[경향신문]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금융기관 대출금리가 1%포인트 높아지면 전체 가계가 내야 할 이자는 12조원 가까이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777조원이 넘는 자영업자 대출의 이자부담은 약 5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5월 이래 기준금리를 ‘연 0.5%’로 사상 최저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나,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시중 금리는 경기회복 및 인플레이션 기대감으로 계속 오르고 있어 가계의 상환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경기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동금리 이자부담 커졌다

한국은행이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개인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이자는 11조8000억원 증가한다.

이자 증가액을 소득분위별로 보면 각각 1분위(하위 20%) 5000억원, 2분위 1조1000억원, 3분위 2조원, 4분위 3조원, 5분위(상위 20%) 5조2000억원이다. 5분위를 제외한 저소득·중산층의 이자 부담 증가분만 분류해도 6조6000억원이다.

한은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변동금리 대출을 전체 가계 대출의 72%로 추정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소득분위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모든 분위에 같은 비율을 적용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한국 전체 금융부채 가운데 각 소득분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 3.9%, 2분위 9.4%, 3분위 17%, 4분위 25.6%, 5분위 44.1%다.

한은이 추산한 국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777조4000억원으로, 이들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를 5조2000억원 더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기관별로는 은행 대출자의 이자가 3조3000억원,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이자가 1조9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당분간 금리 더 오를수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없이도 시중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7∼3.62% 수준이다. 지난해 7월 말(1.99∼3.51%)에 비해 최저금리가 0.58%포인트나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연 2.55∼3.90%로, 같은 기간 최저 금리가 0.3%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의 지표로 삼는 금융채 금리 등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신용대출 지표금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7월 말(0.761%) 대비 올해 4월 말 0.835%로 0.074%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0.84%로, 지난해 7월(0.81%)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폭증에 대응하려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우대금리 폭을 0.5%포인트 이상 크게 깎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시장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한 터라 자연스럽게 금리는 더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가 이자상환 때문에 소비를 줄이면 내수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