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영남x영남'대 '영남x비영남' 여전히 '갑론을박'

김일창 기자 2021. 5.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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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출신 인사 당선 비율 상당히 높은 상황
국민의힘, 영남 출신 김기현 속 내달 전당대회.."영남당 논란? 정략적 선택해야"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4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을 확정짓고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4.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9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영남당' 논란이 현재진행형이다. 논란의 요지는 내달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영남 출신 인사가 선출될 경우 당 지도부가 모두 영남 출신으로 채워지는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현재 당 대표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인물은 초선의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 3선의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갑)·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4선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 5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등이다.

여기에 4선의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과 5선의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있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주 전 원내대표가 출마 시 당선 확률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초선의 김웅 의원이 2위를 기록했는데, 나 전 원내대표가 출마할 경우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 전 원내대표가 출마해 선출된다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모두 영남 출신 인사로 채워진다. 선출 방식에 의하더라도 영남 출신 인사의 당선 비율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는 당원 투표 7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한다. 영남지역 당원이 많은 만큼 이 지역 출신 인사의 당 대표 확률이 높다.

이런 이유로 '영남당' 논란이 일자 당 안팎에서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내에서 호남정당이냐고 시비 붙은 적이 있느냐"며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서 영남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지, 영남 유권자의 정서를 후벼파듯 하는 발언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야당 당대표 선출에서 야당의 최대 기반인 영남 출신 후보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민주당에서 호남 출신 후보를 배제해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는 어처구니없는 궤변이다"라며 "당원과 국민의 판단과 선택에 맡겨야지 일부 국회의원들이 계파 논리나 자기 개인적인 바람을 일반화하려는 시도는 저급한 정치다"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웅 의원은 지난 7일 김 전 위원장과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영남 홀대론 이야기하면서 영남을 볼모 삼는데 그건 구태정치다라고 했다"며 "아무도 영남에 대해서 홀대하는 게 아닌데 왜 자꾸 영남을 이야기해서 영남당으로 스스로 자꾸 만드는지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영남당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전국선거 4연패 사슬을 끊으면서 내년 대선 승리의 희망을 봤다. 하지만 당내 유력 대권 후보는 존재감이 미비하고,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반등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모두 영남 출신으로 채워질 경우 상대방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영남당 프레임을 걸고 끊임없이 공격할텐데 그러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국민들 머릿속에는 그 프레임이 씌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모든 것이 가변적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정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영남 출신 원내대표가 선출된 점을 고려해 호남 또는 수도권 출신 대표, 충청권 출신 대선 후보가 하나의 예로 거론된다.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2위에 오른 초선의 김웅 의원이 호남 출신이다. 김 전 위원장은 당의 쇄신을 위해 초선의 당 대표도 괜찮은 선택이라며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이외에 출마를 저울질하는 권영세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서울 출신인 점을 고려하면 이 전략에 부합한다.

국민의힘이 영입을 바라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의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에서 수도권과 충청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카드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많은 것이 변했다고 해도 대선이라는 큰 단일선거에서는 지역기반을 무시할 수 없다"며 "도로 영남당 논란을 피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에 걸맞은 인물로 승부를 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당 대표 선출 방식을 100% 여론조사로 하자는 등 변화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는 오는 6월 중순쯤 열릴 것이란 예상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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