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한번 잡고 싶은데"..요양병원의 두 번째 '비접촉 어버이날'

정현우 2021. 5. 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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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속에 맞이한 두 번째 어버이날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대면 면회가 금지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자녀와 부모가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따뜻한 손을 맞잡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싶다는 바람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정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치매가 있는 84살 어머니를 7년째 요양병원에 모시고 있는 박경원 씨.

언제 봐도 그리운 어머니 얼굴을 유리 벽 너머로 마주합니다.

"오늘 엄마가 기분이 좋아? 어, 그래야지."

코로나19 사태 이후 15개월째 비접촉 면회만 가능한 요양병원.

어버이날에는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사무치지만,

투명한 유리에 손을 맞대볼 뿐입니다.

"여기다 대봐. 옳지. 아이고, 우리 엄마 제일 예쁘다."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가족들 소식은 영상통화로 전합니다.

간병인 손을 빌려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눈물이 솟구치기도 합니다.

[박경원 / 경기 부천시 소사동 : 어머니 모시고 싶고 만져보고도 싶은데…. 갑자기 눈물이 나네. 카네이션 준비는 했어요. 직접 만나지 못하니까 1층에 맡겨 놓고….]

여럿이 함께 쓰는 면회실이라 부모님을 뵐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겨우 10분 남짓.

집으로 모셔와 함께 식사도 하고 나들이도 다녀오던 때가 그리울 따름입니다.

[이재영 / 서울 흑서동 : 코로나19만 없었다면 식사도 하면서 오붓하게 대화도 하고 애들 노는 것도 보고 편안하게 지낼 건데 그런 것들을 할 수가 없잖아요.]

손 한번 잡아보고 싶다는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유리 벽에 방역 장갑을 단 요양원도 있습니다.

1년 넘게 잡아보지 못한 아들의 손을 붙잡은 어머니는 좀처럼 놓지 못합니다.

"식사 좀 많이 하세요. 볼 때마다 엄마가 자꾸 말라. (알았어...)"

모니터가 있는 면회실에서 큰딸이 보내온 영상 편지를 함께 보기도 하고,

함께 찍은 옛날 사진을 보며 옛 추억도 도란도란 나누니 아쉬움이 조금은 사라집니다.

[임종수 / 서울 행당동 : 영상이나 사진을 보여드리고 어머니한테 추억도 생각나게 하고 그런 것들이 좋은 것 같아요.]

이달 중순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2차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만큼 다음 달이면 부모님을 껴안고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은 가족들은 그리움을 견뎌봅니다.

[이재영 / 서울 흑석동 : 미뤄지긴 했는데 코로나19가 끝나고 어머니께서 나고 자란 고향에 모시고 가고 싶습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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