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대학강사→쓰레기 자전거 부랑자, 충격적 사연(종합)

이민지 2021. 5. 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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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2년만에 변해버린 남자가 충격을 안겼다.

5월 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 쓰레기와 사는 남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곳, 가로등 불빛조차 닿지 않는 쓰레기 더미 폐가. 그런데 누군가 이곳에 있다. 동네에서 미스터리 한 남자로 유명한 사람이다. 시청 공무원, 새만금 수질 의원, 대학 교수 등 그의 과거에 대한 주민들의 이야기. 화려한 과거를 가진 그가 상상을 초월하는 모습으로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웃 주민들은 "경찰이 와서 한번 막았다. 또 뜯고 들어갔다", "쓰레기 가득 찬 집에 와서 자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가봤다. 아무리 봐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곳이었다.

7개월째 어쩌다 한번씩 이 집에 사는 남자의 자전거에 음식을 두고 가는 이웃 주민이 있었다. 맞은편에 살다 보니 끼니는 챙기는지 걱정됐다는 것. 도움을 주겠다는 편지를 남겼지만 아직 답이 없다고 한다.

폐가에 살고 있는 남자는 따뜻한 봄에도 여전히 겨울이며 온갖 옷을 껴입고 다니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바닥만 바라보며 자전거를 끌고 동네를 다니는 남자는 자전거를 한켠에 두고 신문을 읽기도 했다. 하루종일 걷고 멈추는 것이 전부였다. 남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살펴본 그의 자전거에는 집처럼 쓰레기가 가득했다. 그러다 보니 동네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주민들은 "냄새나서 미치겠다"고 토로했다.

점심 시간에는 무료 급식소를 찾았다. 식당 관계자는 "1년 열두달 똑같다. 저 옷에 저 자전거. 저렇게 입은지 2년 됐다. 머리는 2,3년 안 자른 것 같다. 본건 3년 전부터 봤다. 3년 전에 봉사자 모집할 때 봉사를 했었다. 어느날부터 주방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상황이 왔다"고 밝혔다. 3년 전 무료 급식소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그는 서서히 모습이 변하더니 이제 배식을 받아가고 있다. 관계자는 "수양하고 있다는데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도움도 남자가 모두 거절했다.

남자가 살고 있는 폐가의 진짜 집주인은 남자가 무단침입해서 나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집주인이 수개월째 나가라 요구하고 있지만 남자는 버티고 있었다.

제작진과 만난 남자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맨바닥에서 잤다. 생존 훈련이라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먹고 살라고 던져놓는거다. 이런 모습을 보면 충격받을 많은 이들이 있어서 안 보여주고 싶다"며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만 계속하네 폴리리컬 퀘스천은 안하고"라고 지적했다. 사회, 정치, 경제에 대해 박식하게 술술 이야기 하다가도 개인적인 질문에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남자가 처음부터 부랑자 행색으로 거리를 떠돈건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대학교에서 강의한 적 있는지 확인해보니 건축 토목학부 학과 조교로 2년 있었고 시간강사로도 재직했다. 남자의 지인은 "갑자기 행적이 묘연해진 상황에서 5,6년 됐다? 그런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회상했다. 2년 전 동창회에 나타났을 때만해도 이렇게 변할 것이라고는 몰랐다고 한다.

신앙심도 깊었다는 남자. 교회 관계자는 "아이가 4명이 있다. 봉사도 많이 하셨다. 사업이 안됐는지 경제활동이 안되니까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상황에 폭력적 성향을 보이게 됐고 가정 불화로 아내와 아이들은 남자를 떠났다. 홀로 남은 남자는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교회 관계자는 "도와드리려고 하는데 본인은 예수님 제자 중 하나처럼 하고 있다고.."라고 말했다.

남자의 누나는 "치료를 받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법적으로 본인 의사 아니면 안된다고 하더라. 올케가 견딜 수 없으니까 이혼했는데 아이들을 보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금지했다. 그것 때문에 심해졌다. 목을 반듯이 펴야 덜 상하지 않냐 했더니 자기는 죄 지은게 많아서 고개를 들 수 없다고 하더라. 아이들을 다시 볼지 몰라서 밥을 먹는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제작진이 아이들에 대해 묻자 에릭 클랩튼 '티얼스 인 해븐'을 신청한 남자는 "노래가 슬프다"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샀다.

남자는 오랜 설득 끝에 치료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기로 마음 먹은 날, 씻고 머리도 자르기로 했다. 머리를 자르기 위해 거울을 본 남자는 "심각하구나. 이러고 살았나 싶다"고 말했다. 엉킨 머리를 자르는건 무려 3년만이었다. 사계절 내내 겹겹이 껴입은 옷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냄새가 심해 들어가지 못했던 식당에서 칼국수를 먹은 남자는 제작진에게 대접하겠다며 계산하며 변한 모습을 보였다. 남자는 이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에 입원을 결정했다. 남자의 누나는 제작진과 도움을 준 이웃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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