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먹]'체코 라거'와 '수제햄'으로 프라하를 추억하다
거리두기에 집밥 먹는 날이 많아진 요즘. 간편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 어디 없을까요. 먹을 만한 HMR(가정 간편식), RMR(레스토랑 간편식)을 직접 발굴하고 ‘내 돈 주고 내가 먹는’ 생생 정보 체험기로 전해드립니다.<편집자주>
요즘 마트 혹은 편의점 주류 코너에 가면 눈이 즐겁다. 생소하고 다양한 그 나라 맥주부터 와인, 위스키, 전통주들이 사방 천지에 있다. 어른들도 마치 어린 아이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갔을 때와 같은 토끼눈을 하고 무엇을 먹을까하고 두리번거린다.
기자는 오늘 방구석 나홀로 여행 콘셉트를 ‘유럽 뒷골목 호프브로이(Hofbrau)’로 정하고 ‘맥주&햄’을 즐기기로 마음먹은 터라 수입맥주 코너를 찬찬히 살폈다. 평소 즐겨 먹던 익숙한 녀석을 데리고 올지, 새로운 아이를 만나볼지 고민을 하던 중 ‘부드바르(Budvar) 오리지널 체코 라거’ 캔맥주가 눈에 들어왔다. 최근 국내에 상륙해 가정용 캔맥주로 출시한다는 소식을 알고 있던터라 반가웠다.
그동안 체코 맥주하면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과 ‘코젤’(Kozel)이 익숙했다. 수년 전 다녀왔던 체코 프라하 여행 중에도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을 매끼 식사 때마다 곁들여 먹곤 했다. 둘에 비해 ‘부드바르’(Budvar)는 다소 생소했지만 궁금했던터라 한번 만나보기로 했다. 맥주는 전용잔에 따라 마실 때가 더욱 맛있는지라 부드바르 전용잔 ‘아이코닉 탱카드’도 함께 챙겨준다.
제품 모두 국산 돈육 100%를 사용하고 돼지고기 함량이 95% 이상인 고급 수제햄이다. 차갑게 그대로 슬라이스해 먹어도 좋지만, 프라이팬에 살짝 노릇노릇해지도록 구워준다. 내친김에 냉장고에 있던 허브맛 닭가슴살도 조금 구워서 함께 플레이팅 해준다.
소시지와 햄을 굽는 동안 부드바르 캔맥주는 충분히 시원해지도록 냉장고에 넣어준다. 안주 조리를 마치고 부드바르 맥주와 전용잔을 마저 꺼내오니 세팅은 끝났다. 이제 맛있게 맥주와 햄을 즐기며 ‘체코 갬성’(감성)을 만끽할 일만 남았다.
부드바르 맥주는 최고급 체코산 모라비아 몰트와 홉 생산지로 유명한 자텍지방의 사츠 홉과, 부드바르 부르어리 지하 300m에서 끌어올린 1만년 전 빙하기에 생성된 대수층의 순수한 물만을 사용해 양조한다. 일반 맥주보다 긴 90일 간 숙성과정을 거쳐 깊고 풍부한 풍미가 특징이다.
부드바르 맥주를 전용잔 아이코닉 탱카드에 따라주니 크리미한 거품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고운 층을 이룬다. 입구가 넓고 둥근 형태와 손잡이가 달린 커다란 머그잔 모양의 유리잔의 형태는 크림 같이 부드러운 거품이 형성될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준다. 두꺼운 벨벳 거품 층으로 사츠홉이 지닌 복합적인 꽃의 아로마를 오래 머금는다.
맥주맛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을 때 살짝 구워 소스를 뿌려준 수제햄과 소시지를 한입 가득 베어 물고 페어링(Pairing) 해주니, 마음은 이미 체코 프라하 올드 타운(Old Town) 한가운데 가 있다. 또 만나, 프라하.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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