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부터 전업주부 폄하까지, '언더커버' 작정하고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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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 진짜 리메이크가 맞나 싶다.
BBC 원작드라마를 리메이크했지만 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가 재해석해낸 우리 식 현실 버전들이 너무나 실감나게 담겨져 있어서다. 언더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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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 이 드라마 진짜 리메이크가 맞나 싶다. BBC 원작드라마를 리메이크했지만 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가 재해석해낸 우리 식 현실 버전들이 너무나 실감나게 담겨져 있어서다. 한정현(지진희)과 최연수(김현주)가 처음 만나게 되는 1990년대 학생운동 현장이 그렇고, 공수처라는 우리에게도 뜨거운 감자인 소재를 끌고 온 점도 그렇다.
결국 <언더커버>의 이야기는 최연수 인권변호사가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국정원 임형락(허준호) 기조실장이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시작된다. 임형락의 명령을 받는 도영걸(정만식)은, 최연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사랑에 빠져 결혼해 가정까지 꾸리게 된 전 안기부요원 한정현에게 그의 정체를 폭로하겠다 협박해 아내가 공수처장이 되는 걸 막으라 요구한다.
하지만 자살로 처리된 전 국정원 요원이 죽기 직전 최연수에게 보낸 자료를 먼저 보게 된 한정현은 거기 언더커버로 일했던 이들의 신상과 통장 사본이 들어 있는 걸 보고 이들의 개인정보가 비밀리에 이용되었다는 걸 직감하게 된다. 임형락이 사수하려는 국정원 특활비와 직결되어 있다 여겨지는 이 정보들을 활용한 일종의 돈세탁은 아마도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국정원 특활비 문제는 우리네 정치권에서도 큰 논란을 일으켰던 사안이다. 물론 <언더커버>는 여기에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다른 신분으로 활동하는 국정원 요원들의 개인 자료들을 이용한다는 상상력을 더했지만, 여러모로 우리네 현실을 반영함으로서 실감을 높인 면이 있다. 게다가 최연수의 공수처장 인사청문회에서 그가 변호했던 탈북여성을 두고 '간첩을 도운 것'이라며 색깔론을 내세우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이런 우리네 정치와 남북문제 등이 리메이크 과정에서 스며든 <언더커버>는 외국작품 원작의 이질적인 느낌이 상당부분 상쇄되어 있다. 게다가 국가기관의 비리에 의해 희생당하는 개인의 이야기는 국가를 뛰어넘어 보편적인 공감대를 가진 소재이기도 하다. 리메이크 드라마에 있어서 이 같은 우리 정서와 현실에 맞는 재해석은 <언더커버>의 이야기에 몰입감을 주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또한 <언더커버>는 이런 정치 현실 이외에도 우리네 대중들이 지지하고 응원할만한 정서적 공감대도 끌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청문회장에서 최연수에게 남편이 특별한 직업이 없다는 사실에 "백수 아니냐?"고 묻는 대목에서, 최연수가 전국의 전업주부들을 모두 백수 취급하는 것이냐고 되묻는 장면이 그렇다. 짧은 대사 한두 줄이지만, 전업주부들의 가사활동을 노동으로 여기지 않는 일부 시대착오적인 이들의 가부장적 사고관을 꼬집는 대목이니 말이다.
<언더커버>의 한정현과 최연수가 마주한 현실들은 그래서 우리 식의 현실로 재해석됨으로써 몰입감을 만들어주고 있다. 공수처, 권력형 비리, 남북관계, 간첩 같은 특수한 우리네 정치 현실이 그렇고, 자폐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전업주부에 대한 폄하 같은 사회문화적인 현실이 그렇다. 이렇게 우리 식으로 재해석된 현실들을 밑그림으로 세우고 있어 이들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과정들이 더더욱 궁금해진다. 가족을 지키는 일과 사회정의를 구현해내는 사적이고 공적인 일들이 겹쳐진 이 위기를 과연 이들 부부는 넘어설 수 있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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