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보다 개인 북한 신세대의 두 얼굴

2021. 5. 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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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지난 시간에 북한이 5년 만에 개최한 청년동맹 대회를 보면서 청년동맹이 어떤 조직인지, 북한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 살펴봤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네. 오늘은요. 김정은 시대에 변화하고 있는 북한 청년들의 특징과 함께 북한이 왜 청년들 통제에 나섰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함께 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조충희/김수경 ▶

안녕하세요.

◀ 김필국 앵커 ▶

청년동맹이란 조직이 김일성 시대부터 만들어졌고 북한을 지탱하는 그런 역할을 하셨다고 했잖아요. 그런 흐름이 지금 김정은 시대에도 이어지고 있는 거죠?

◀ 김수경 ▶

그렇죠. 청년동맹을 보통 노동당의 후비대라고 많이 얘기를 하는데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후계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중요성은 어느 정권이든지 항상 매우 강조되었던 경향이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청년을 중시하는 건 어느 나라나 다 그렇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게 20대 때였잖아요. 집권 초기만 해도 북한 청년들의 기대감이 상당했다고 들었어요.

◀ 조충희 ▶

네. 그렇긴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나오면서 부부 동반을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고요. 그다음에 디즈니. 디즈니라고 하죠. 서부 캐릭터 이런 거 가져다가 공연장에서 사용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정도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차미연 앵커 ▶

2012년 모란봉악단의 첫 시범 공연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연주와 함께 캐릭터들이 나오고요. 영화 록키 주제곡도 연주가 됐었죠.

◀ 김필국 앵커 ▶

연주도 연주지만, 미국 복서인 록키가 소련 선수를 K.O 시키는 장면을 보여준 것도 이례적이었어요. 아 이제 북한도 바뀌겠구나. 당시 청년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는데요. 근데 요즘 북한 모습을 보면 청년 중시라기보다 청년들을 더 바짝 조이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 김수경 ▶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어쨌든 지금의 청년 북한의 청년 세대가 기성세대와는 매우 다른 성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데요. 주로 고난의 행군, 90년대 중반에서 후반 그 시기에 태어나거나 그 시기에 유년기를 보낸 사람들이 장마당 세대라고 소위 말해지는 지금의 30대 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어쨌든 국가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돼서 배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경험들, 굉장히 극한의 빈곤을 경험한 세대기 때문에 사회주의 사상이나 이념보다도 내가 먼저 먹고 사는 게 우선이다라는 철저하게 현실주의적인 관념들을 어렸을 때부터 체득한 그런 세대적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네. 지난달 30일 청년동맹 10차 대회에 보낸 김정은 위원장의 서한을 보면 이런 고민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데요.

"지금의 청년세대는 나라가 시련을 겪던 고난의 시기에 나서 자라다보니 우리식 사회주의의 참다운 우월성에 대한 실체험과 표상이 부족하며 지어 일부 잘못된 인식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장마당 세대라는 말로 뭉뚱그리긴 했는데 사실 같은 청년동맹원이라 해도 나이 차이가 꽤 있잖아요. 19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하고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많이 다를 것 같은데요.

◀ 김수경 ▶

그렇죠. 최근으로 올수록 오히려 또 아이를 각 가정에서 많이 안 낳다 보니까 1명 정도만 낳는단 말이에요. 어려운 가정도 어쨌든 이 아이 한 명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돈이나 지원을 아낌없이 주는 경향성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2000년대에는 오히려 좀 더 90년대와는 다르게 훨씬 더 신세대적인 기술 같은 것에도 능하고 인터넷이나 이런 것에도 능하고 그런 세대적인 특징을 보일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 얘기를 조금만 더 할게요. 당히 수업 참가율도 상당히 낮고 그렇다던데요.

◀ 조충희 ▶

제일 안타까웠던 게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지식보다 상식도 없는 게 굉장히 안타까운 지점인데요.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대 현지지도 나갔다가 백두산 어디 있냐고 물어봤대요. 병사한테. 그니까 평양시 만경대 구역에 있다고 그래가지고 깜짝 놀랐던 사건이 실제 있었거든요. 제가 여기 올 때도 그 또래 제 아들 또래인데 90년대생이. 4명을 데려왔는데 얘가 한글로 자기 이름도 못 썼어요.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우린 사실 세대차이 이렇게 생각하면 청년세대와 기성세대의 차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북한의 청년세대 안에서도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거군요.

◀ 김수경 ▶

그런 것 같아요. 2000년대생 일수록 훨씬 신문물이나 기술 같은 것들에 밝기 때문에 사실 기술에 밝다는 것은 외부의 사조나 문물이나 정보 같은 것들을 훨씬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잠재성을 가지고 있지만 북한 당국으로서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거죠.

◀ 조충희 ▶

어느 정도로 북한의 청년들이 외부 문물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은가 하면요. 한국의 연예계에서 스캔들 나는 거 주의해야 될 겁니다. 북한 청년들이 다 알고 있고요. 어떻게 아냐 하니까 중국 쪽 인터넷을 통해서 많이 접하기도 하고 요즘 청년들은 그걸 당국에서 통제하니까 물망초, 자체 통제를 피하는 프로그램까지 깔아가지고 엄청 그런 여러 가지 방식으로 외부 세계에 대한 동경을 조금씩 표현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중국 통해서 그런 것도 사오려고 그러면 빈부격차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지겠습니다.

◀ 조충희 ▶

중국영화하고 가격을 대비해보면 영화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10배 이상, 어떤 건 20배 까지도 가격이 비싸고요. 돈이 비싸니까 잘 사는 애가 보여주면 보고 그렇지 않으면 못 보고. 학교 가서 대화할 때 요즘 드라마 이야기 하거든요. 학교 구석에 앉아서. 누가 잘생겼더라. 이민호가 어떻더라.. (대화에) 끼지 못하면 바보가 된대요.

◀ 김수경 ▶

그렇죠. 특히 한류문화 혹은 외부 문화 문물 그게 비디오든 동영상이든 뭐가 됐든간에 그것 자체도 가격이 비싸지만 적발됐을 때 뇌물을 줄 경제적 형편이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거거든요. 그 자체 가격도 중요하지만 뇌물을 줄 수 있는 형편이어야 가능하다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한류 문화에다가 뇌물에다가 그러다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에는 청년들 정신 상태가 심각하다, 문제가 있다. 이런 얘기도 했었잖아요.

"청년들속에 악성종양과도 같은 반동적 사상문화의 해독성과 후과를 명백히 인식시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행위들을 조장하거나 청년들의 건전한 정신을 좀먹는 사소한 요소도 절대로 묵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구석기시대 동굴벽화에도 요즘 젊은 애들은 버릇이 없어, 이런 낙서가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잖아요. 북한에서도 세대차이 문화차이 많이 느끼나 봅니다.

◀ 조충희 ▶

제일 많이 바뀐 건 여성들의 머리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염색하는 애들이 많이 늘어났고요. 그 다음에 긴 생머리, 보통 북한은 단발을 많이 권장하고 길어봤자 어깨까지 덮히는 걸 하는데 허리까지 엉덩이까지 길게 늘어뜨리고 다니는 건 없었거든요. 옷차림에서는 청바지 입는 애들이 엄청 많이 늘어났고요.

◀ 차미연 앵커 ▶

그렇다보니 김정은 위원장이 청년들의 외모까지 통제하겠다고 했는데요.

"청년들의 언행과 머리 단장, 옷차림만 보고서도 그가 속해있는 청년동맹조직의 사업 정형을 그대로 다 알 수 있습니다. 청년동맹조직들은 자기 조직의 청년들이 언어 예절, 인사 예절, 공중도덕과 같은 예의범절을 잘 알고 스스로 지키며 항상 외모를 단정하고 고상하게 하는 습성을 가지도록 요구성을 높여야 합니다."

◀ 김수경 ▶

머리 스타일이라든가 치마의 길이라든가 바지를 입느냐, 치마를 입느냐. 이런 것들도 그냥 개인의 취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하나의 상징이고 의미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이런 것들을 계속 단속하려고 하지만 사실 그게 그렇게 성공적일까. 언제까지 성공적일 수 있을까 하는 데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들긴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러게요. 이제 뭔가 사상을 통제하거나 단속하거나 억누른다고 안 하게 될까? 싶거든요.

◀ 조충희 ▶

지금 세대는 왜 내가 전체를 생각해야 되지? 전체가 나를 생각안 하는데? 이런 생각을 아이들이 하기 시작했고 충성심도 이중적이니까 공개적인 장소에서나 생활총화에서나 눈물까지 흘리면서 충성 다 하는 것처럼 하다가 실질적으로 돌아서서는 딴 생각을 하게 되는 이런 이중적인 태도들이 요즘에 많이 나타나가지고 사실 통제하고 억누른다고 해서 변화 완전히 바꾸긴 힘들다고 생각하고요. 그래도 이렇게 (통제) 하는 데는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아마 더 있어서 그러지 않는가 생각을 해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고민도 바로 여기 있는 것 같은데요. 노동력의 대부분을 청년들이 채우고 있고, 또 청년들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 것 같습니다.

◀ 김수경 ▶

지금 김정은이 지금의 상황, 어려움을 고난의 행군에 빗대어서 얘기할만큼 지금 북한의 상황이 매우 안 좋은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국가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우니까 결국 또 노동력, 청년들의 노동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그래서 그들을 어떻게든 사상적으로 무장시키고 선동해서 어떻게든 국가 사업에 이바지 하도록 추동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이탈하고 일탈하는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세대이다 보니까, 북한이 얼마나 심하게 그 고혈을 짜낼 수 있을지, 그런 것에 대해서 아마 당국이 고민이 굉장히 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또 다른 당 외곽조직대회도 예고하고 있는데요. 청년조직을 앞장세운 건 그만큼 청년을 중요시하면서 또 시급히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북한 청년들이 바뀌고 있다 이렇게 얘기는 하는데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북한 사회도 좀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 김필국 앵커 ▶

두 분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17199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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