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재 "손실보상 농성 근 한달..소상공인들에 더 미안해"

권오석 2021. 5.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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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해달라고 할 기운도 없습니다.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해서 시작한 건데, 지금은 점점 더 미안해집니다."

7일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최승재 의원은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최 의원은 "나를 격려만 하는 게 아니라 따지기도 한다. 손실보상법이 통과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다"며 "내가 원망의 대상이 된다. 이해는 한다. 만나는 유일한 국회의원이 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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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시작한 '손실보상 소급적용 요구' 천막농성
26일째 천막 안에서 숙식 해결 중인 최승재 의원
"잠도 잘 못 자..체력 완전히 고갈" 호소
"정부, 방역은 실패하고 소상공인은 여전히 폐업"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응원해달라고 할 기운도 없습니다.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해서 시작한 건데, 지금은 점점 더 미안해집니다.”

최승재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권오석 기자)
7일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최승재 의원은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그는 지난달 12일부터 26일째 손실보상 소급입법 적용을 촉구하는 농성을 진행 중이다.

그는 천막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3평 남짓 정도 되는 천막 안에서 만난 최 의원은 “밤만 되면 비내리는 소리 등으로 잠을 잘 못 잔다”며 “최근에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고 호소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인터뷰 중에도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면서 질의응답이 어려웠다.

최 의원은 “밥이라도 많이 먹으려고 해도 체력이 완전히 고갈됐다”면서도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찾아와 하소연도 하고 동참 의지를 보인다. 이곳이 점점 소상공인의 성지가 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인 최 의원은 누구보다 소상공인의 처지를 공감한다. 그를 응원하기 위해 하루에 최소 50명에서 많게는 100명의 소상공인들이 천막을 찾는다고 한다. 그와 함께 농성에 동참하겠다며, 전국 각지에서 온 자영업자들이 24시간 릴레이 단식을 하고 있다.

국회 앞에 설치된 천막. (사진=최승재 의원실)
최 의원은 “나를 격려만 하는 게 아니라 따지기도 한다. 손실보상법이 통과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다”며 “내가 원망의 대상이 된다. 이해는 한다. 만나는 유일한 국회의원이 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한다. 가까운 의원회관에서 간단히 세수만 하고 천막으로 돌아와 이제 막 출근하는 동료 의원들을 맞기도 한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소상공인들도 상대한다.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까지는 본관 출입구 앞에서 연좌 농성을 펼친다. 남는 시간에는 손실보상법 등을 보좌진과 논의하고 새벽 2시는 돼야 천막 안에 몸을 늬운다. 인터뷰를 하던 그의 손에는 120쪽 분량의 손실보상법 심사자료가 들려있었다.

그는 “하루 3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낮잠도 못 잔다”며 “잠을 잘 시간이 없다. 마음에 그럴 여유가 없다. 매일이 몽롱한 상태다”고 하소연했다.

국회 한 켠에서 처절한 사투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실보상의 소급적용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는 재정 마련 등을 이유로 소급적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손실보상과 관련한 내용의 법안만 20건이 넘게 발의돼있어 여야의 신속한 협상이 필요하다. 해당 법안들은 오는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최 의원은 “정부가 재난지원금 그렇게 썼는데도 방역은 실패하고 여전히 소상공인은 폐업하고 있다”며 “‘이젠 지쳤다. 더 이상 살 희망이 없다’는 내용의 문자들이 시도때도 없이 온다. 그걸 보면 내가 먹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죄스럽고 미안해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아울러 “소위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한번도 오지 않았다. 장관이 안 오면 차관이나 담당 실장이라도 와야 하는데 한 명도 오지 않더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나라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국회 앞에 설치된 천막. (사진=최승재 의원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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